“비키니 차림은 못 타요”... 시드니 버스 '복장 규정' 찬반 논란

60년 넘게 이어온 '비키니 전쟁'... “불쾌” vs “과도한 규제”

Photo Image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호주 시드니의 한 지방자치단체가 해변을 오가는 커뮤니티 버스에 상의를 탈의하거나 비키니만 입은 채 탑승하는 것을 금지해 수십년간 이어진 호주 공공장소 복장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됐다.

14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 노던 비치스 의회는 최근 맨리 · 페어라이트 등 북부 해안가에서 운행하는 주요 교통수단인 '홉 스킵 앤 점프' 버스 내부에 “적절한 복장을 갖춰 달라. 수영복 위에는 반드시 옷을 입어야 한다”는 안내문을 부착했다.

이번 조치는 일부 승객들의 민원이 제기됨에 따라 도입됐다. 특히 고령층 통근자를 중심으로 좁고 밀폐된 대중교통 안에서 노출이 심한 복장을 마주하는 것이 불편하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비키니 탑승을 반대하는 시민은 현지 매체 9뉴스와 인터뷰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최소한의 예의를 갖춰야 한다”, “좁고 폐쇄적인 공간에서 그런 복장은 불편하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반면 이 규정에 반대하는 시민은 “어디까지가 허용되는 복장인지 선을 긋기 모호하다”며 “운동복과 수영복의 경계도 불분명하지 않으냐”고 반발했다.

현재 해당 버스의 운행 규정에는 음식물 섭취나 흡연, 대형 서핑보드 반입 금지 등은 명시돼 있으나, 복장 관련 규정은 아직 공식 홈페이지에 업데이트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실제 승차 거부 여부는 운전기사의 재량에 맡겨질 것으로 보인다.

호주에서 수영복을 둘러싼 '복장 전쟁'은 수십 년간 이어져 온 고질적인 논란거리다. 1960년대 초 시드니 본다이 비치에서는 수영복 길이를 단속하던 규정에 항의하다 여성 50여 명이 체포될 정도로 갈등이 극에 달해, 당시 지역 언론은 이 사건을 '비키니 전쟁'이라고 보도했다.

당시 여성들이 체포된 이유는 1935년 제정된 조례에 따른 수영복 치수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이 조례는 1961년 대규모 체포 사건 이후 '적절하고 충분한' 수영복 착용을 요구하는 간소화된 규정으로 대체되면서 폐지됐다.

한편 지난 2024년 호주 동부 골드코스트에서는 거리에서 엉덩이가 드러나는 G스트링 비키니 착용을 금지해 전국적인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