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때려 깨웠다”… 불길 속 주인 살리고 숨진 반려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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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워머(56)의 반려묘 프레드. 사진=뉴욕포스트

잠든 주인을 깨워 화재를 알린 뒤 목숨을 잃은 반려묘의 사연이 전해지며 안타까움을 낳고 있다.

7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오리건주 틸라묵에 사는 도널드 반워머(56)는 반려묘 '프레드' 덕분에 잠든 사이 발생한 화재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반워머는 당시 상황에 대해 “프레드가 갑자기 내 얼굴 위로 올라와 발로 계속 두드렸다”며 “그때 연기 냄새를 맡고 집에 불이 난 사실을 알게 됐다”고 떠올렸다.

그는 곧바로 프레드를 품에 안고 집 밖으로 빠져나가려 했지만 집 안에는 이미 연기가 가득했다. 반워머는 “앞이 거의 보이지 않았고 서랍장이 통로를 가로막고 있어 방향을 잡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거실 쪽에 이르렀을 때는 천장이 내려앉기 시작했다”며 “비틀거리면서도 결국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탈출 과정에서 넘어지면서 품에 안고 있던 프레드를 놓쳤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그는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가려다 넘어지며 머리를 다쳤다. 반워머는 “정신을 추스른 뒤 프레드를 찾으려고 다시 들어가려 했지만 소방대원들이 위험하다며 막았다”고 전했다.

화재가 진압된 뒤 프레드는 현관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프레드는 거의 밖으로 나올 수 있었지만 나를 깨우느라 결국 목숨을 잃었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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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가 난 후 집의 모습. 사진=뉴욕포스트

이번 불로 주택과 내부 집기 등이 크게 훼손되면서 약 100만 달러(약 15억원) 이상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워머는 “집은 다시 지을 수 있고 물건도 새로 살 수 있다”며 “하지만 프레드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말하며 상실감을 드러냈다.

소방 당국은 과열된 제습기가 화재의 발단이 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반워머는 가벼운 화상을 입었지만 병원 치료는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9세 딸과 여자친구는 집을 비운 상태여서 추가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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