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농산물 추가 개방 등 한국의 과도한 부담이 되는 사안 등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취지다. 아울러 관세 인하와 관련한 구체적 조치 등도 곧 발표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드러냈다.
김 실장은 미국과의 관세협상에 따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설명 자료) 공개 직후 브리핑에서 “원래 (미국에서) 3500억불보다 훨씬 큰 규모로 반도체를 포함한 제안을 마지막까지 했다. 타결이 안 되면서 3500억불, 원래 7월 31일에 했던 규모로 틀이 정해졌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조인트 팩트시트에 따르면 반도체 분야의 관세는 명시되지 않았다. 다만 한국의 반도체 교역 규모를 넘어선 대상이 미국과 추후 해당 분야의 관세 협상을 타결할 경우, 한국의 반도체 분야 관세는 이보다 불리하지 않아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이는 사실상 대만을 겨냥한 조항으로 미국과 대만이 아직 관세협상을 벌이지 않은 점이 고려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실장은 “232조 반도체 관세는 추후 한국보다 반도체 교역 규모가 큰 곳과의 합의가 있다면 이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부여하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주요 경쟁 상대인 대만 대비 불리하지 않은 조건으로 합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팩트시트에서는 기존 합의에 없었던 제네릭 의약품·원료·화학전구체, 미국 내 생산되지 않는 특정 천연자원, 한국산 항공기·부품 등에 대한 관세를 철폐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논란이 됐던 쌀·쇠고기 수입 등을 포함한 농산물 추가 개방은 하지 않기로 했다. 팩트시트에 따르면 한미는 양자 간 협정 및 의정서 상 기존 공약 이행을 보장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사실상 추가 개방을 저지한 셈이다. 다만 △농업 생명공학 제품의 규제 승인 절차 효율화 △미국 신청 건의 지연 해소하 △미국산 원예작물 관련 요청을 전담하는 US데스크 설치 등에는 합의했다.
김 실장은 “쌀, 쇠고기 등 우리 농업 민감성 고려해 추가 시장 개방은 담지 않았으며 양국 간 협력과 소통 강화하는 방향으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산 자동차가 미국의 안전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제조사 별로 5만대까지 우리나라 안전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인정하는 것은 상한을 폐지하기로 했다. 다만 미국산 수입차의 비중이 높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효성이 있는 조항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김 실장은 “미국산 자동차 수입대수가 4만 7000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MOU와 관세 인하 합의사항을 명확히 합의문으로 했다. 공동 팩트시트를 통해 주요 비관세 사항에 원칙적인 합의를 도출함으로써 양국 교역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상호 호혜적 방향으로 무역을 확대할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양국의 통상 마찰로 불거질 사안은 통상당국이 긴밀하게 협의하며 관리할 것”이라며 “농업시장 개방을 비롯해 우리 측에 과도한 부담이 될 사안은 포함하지 않았다. 한국 진출한 미국 기업이나 우리 기업의 제도 개선도 반영했다”고 했다.
이어 “조만간 전략적 투자 MOU에 서명할 수 있을 것”이라며 “관세 인하와 관련한 구체적 조치도 미국 측과 협의 중으로 곧 발표될 것으로 기대한다. 비관세 분야 이행을 위한 한미FTA 공동위원회 개최 등 구체적 사항은 통상본부와 미 USTR 지속 협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여당 일각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온라인플랫폼법 등은 추진이 어렵게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망 사용료 역시 미국 기업이 차별당하거나 불필요한 장벽에 직면하지 않도록 보장하는 내용도 담겼다.
김 실장은 “이퀄 트리트먼트(Equal Treatment)' 원칙에 합의했기에 개별 사안은 계속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고정밀지도는 애플과 구글의 입장이 다르다. 대원칙하에 개별 사안에 대해 앞으로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