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등장은 전 세계적인 AI 혁신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초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하며 이 흐름에 동참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단기간에 미국과 중국 등 선도국과의 기술력 격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과제는 세계 최고의 AI 모델을 빠르게 개발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AI 기술을 각 산업현장과 공공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활용해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조차 생성형 AI를 업무에 활용하는 기업은 아직 전체의 일부에 불과하다. 미국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의 조사에 따르면 생성형 AI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미국조차도 아직 직장인의 16%만이 생성형 AI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이렇듯 생성형 AI를 업무에 활용하는 비율은 점차 증가하고는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다. 이는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글로벌 최고의 AI 기술을 개발하는 것 못지않게, 이미 확보된 AI 기술을 산업현장과 일상 업무 환경에 신속하게 적용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생성형 AI를 활용 중인 기업과 직원들은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 향상 등 구체적인 성과를 보고하고 있다. 특히 금융, 의료, 제조, 교육 등의 분야에서 AI 기술 도입을 통해 업무 성과가 뚜렷하게 개선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따라서 국내 기업들도 단순히 AI 모델 개발에만 집착하기보다는 기존의 업무 시스템과 AI 기술의 원활한 통합을 통해 업무 혁신과 생산성 향상에 우선적으로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들이 이미 사용 중인 기존 소프트웨어(SW)와 플랫폼에 AI 기반의 혁신 기술을 통합할 수 있도록 SW 공급기업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SW 사용 기업들은 복잡한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나 막대한 초기 투자 없이도 기존에 사용하던 SW 환경에 녹아든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정부는 이런 SW 활용 기업들이 AI 기술이나 솔루션 도입의 초기 단계에서 겪게 되는 비용과 리스크 부담을 경감할 수 있도록 바우처 지원과 같은 현실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지원을 통해 초기AI 도입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기업과 국민이 부담 없이 AI 기술을 경험하고 적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는 AI 기술의 소비자인 기업과 국민들이 AI의 실질적인 가치를 체감하게 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특히, AI 기술의 산업현장 적용은 우리나라가 직면한 심각한 인구절벽 문제와 산업 인력수급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소할 방안이 될 수 있다. 노동력 부족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와 경제성장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AI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인구 감소 시대에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고 강화할 수 있다.
더 나아가 AI의 활용을 통해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AI가 처리하게 되면, 직원들은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되어 업무의 질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이는 곧 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직원 개개인의 근로시간과 업무 강도를 완화하여 근로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물론, 앞으로도 생성형 AI모델에 대한 기술 연구와 개발도 병행해서 지속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 단기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미 존재하는 AI 기술을 빠르게 활용하는 전략이 더욱더 현실적이다. 정부와 산업계, 학계가 협력하여AI 활용 환경 조성을 위한 지원과 제도 개선에 힘을 모아야 한다. 이를 통해 한국은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AI 활용국가'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송호철 더존비즈온 플랫폼사업부문 대표 hochuls@douzon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