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대체 그래서 내년에 의대 증원을 어떻게 한다는 거죠? 입시가 어떻게 돌아갈지 전혀 예상을 못하겠어요.” (의대 준비 수험생)
정부가 내년 의대 증원 규모를 대학의 자율 결정에 맡기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교육계에서는 또 한 번 혼란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9일 보건복지부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 특례 조항'을 담은 보건의료인력 수급추계위원회 설치 법안 수정안을 제출했다. 법안심사소위에서 합의가 무산되자, 정부가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각 대학 자율 조정 부칙을 추가해 수정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6학년도에 한해 각 대학 총장이 대학 상황에 따라 모집인원을 결정할 수 있다.
2025학년도 대입에서도 2000명 증원 계획을 밝혔던 정부는 의대생·의사단체와의 갈등이 깊어지자 5월경에 500명을 줄인 1500명 규모로 의대 정원을 증원했다. 수험생과 학부모 사이에서는 “대입 사전예고제를 완전히 소용없게 만드는 행위”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런 정부 방침이 알려지면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각 대학 총장에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은 증원 전인 2024학년도 정원(3058명)으로 재설정 해야 한다”는 협조 공문을 보냈다. 현재 의대 정원(4567명)이 원점(3058명)으로 돌아갈지, 최대치(5058명)로 늘어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입학 정원 불확실성에 따른 혼란은 불가피하다고 봤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지금 당장 혼란스러운 상황은 맞다”며 “5월 이후 본격적인 수시 지원 고민이 시작될 때쯤부터 전년도 입결에 따른 변화 양상을 잘 살펴보고 합격선 변동이 예상되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도 “일차적으로 대학에서 굉장히 부담스러워하는 상황이고, 정원이 어떻게 결정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2025학년도 정원보다 줄어들게 되면 고3 수험생, 엔(N)수생 모두 혼란과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무엇보다 수능 준비가 최우선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우 소장은 “의대 준비에서는 수능이 제일 중요하다”며 “엔수생 학생들도 수시보다는 정시를 바라보고 도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능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수능 경쟁력이므로 결국 수시에서도 최종 관문은 수능최저학력기준(수능최저)이므로 꼼꼼하게 준비해야 한다”면서 “3학년 1학기에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수능 공부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특히 2026학년도 의대 정원 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는 학생은 의대 지원 성적의 경계에 있는 수험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 소장은 “지난해는 증원으로 많은 인원을 선발했다가 갑자기 정원이 이전으로 줄어든다면 의대에 지원하기에는 약간 부족했던 수의대·약대 지원자, 최상위권 이공계 지원자에게는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지역에서 의대 지원에 성적이 약간 부족했던 학생은 올해 부침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대 정원이 변경되면 중복합격에 따른 대학 간 이동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종로학원 자료에 따르면 2025학년도 서울대 자연계열 정시 합격자 등록 포기율은 지난해 대비 8.5% 늘었고, 인문계열은 45.7%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연세대 역시 자연계열 등록 포기율이 지난해 대비 8.7% 증가했다. 만약 의대 정원이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면 연쇄적인 대학 이동은 다소 줄 수 있다.
총장이 확정해야 하는 대학 모집인원 변경 시한은 4월 30일까지다. 대학이 모집인원 변경을 요청하면 교육부가 이를 승인 후 확정한다. 이 내용은 5월경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하는 대입전형시행계획을 통해 최종 고지된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