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군 구조헬기 투입…27일 본사 인력 급파·현지 구조캠프 조성

중국 국경과 맞닿은 네팔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발생한 대홍수로 최소 160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실종됐다. 당초 지진이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추가 분석을 거쳐 빙하 붕괴에 따른 재난으로 판단을 수정했다. 홍수 피해를 입은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남동발전 소속·관련 한국인 9명이 연락 두절돼 정부와 기업이 긴급 수색·구조에 나섰다.
26일(현지시간) AP·AFP 등 외신에 따르면 네팔 경찰은 이날 수색 작업을 통해 시신 157구를 수습했다. 중국 관영 CCTV가 국경 인근 티베트 지역에서 3명이 숨졌다고 보도하면서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최소 160명으로 늘었다.
네팔 관광당국에 따르면 관광객 403명이 실종됐으며 이 가운데 341명은 외국인이다. 경찰관 28명도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측에서도 265명이 실종된 것으로 파악됐다. 홍수와 산사태로 마을이 진흙과 토사에 휩쓸리고 최소 19개 교량이 유실되는 등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한국 기업이 참여한 UT-1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두산에너빌리티 6명, 남동발전 3명 등 한국인 9명이 연락 두절 상태다.
남동발전은 26일 밤 설명자료를 내고 UT-1 수력발전사업 현장에서 대규모 유량이 유입돼 현장 근무 직원 3명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네팔 현지에 파견된 남동발전 직원은 모두 7명이다.
사고는 현지시간 26일 오전 9시께(한국시간 낮 12시15분께) 발생했다. 남동발전은 UT-1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 상류에서 갑작스러운 대규모 홍수가 발생해 현장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사고 직후 조영혁 사장 직무대행을 중심으로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고 비상대책본부를 설치해 24시간 대응체제에 들어갔다.
남동발전은 카트만두에 있는 현지법인 인력을 사고 현장에 급파했다. 본사와 현지법인, 외교부, 주네팔 한국대사관, 네팔 군부대 등 관계기관과 긴급 공조체계를 구축했다. 네팔 군부대 구조헬기도 현장에 긴급 투입해 생존자 수색과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27일에는 남동발전 본사 직원들을 추가로 네팔에 급파한다. 현지에 구조캠프를 조성하고 연락이 끊긴 직원들의 수색·구조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두산에너빌리티 역시 현지 연락 두절 인원에 대한 수색과 구조 대응에 나선 상태다.
정부도 외교부·소방청·경찰청 등으로 구성된 합동 신속대응팀을 현지에 급파해 한국인 수색과 구조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참사의 원인으로는 대규모 빙하 붕괴가 지목되고 있다. USGS는 당초 홍수·산사태 발생 당시 규모 4.4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지만 추가 분석을 거쳐 규모 5.2에 해당하는 빙하 붕괴 사태에 따른 지진파 사건으로 정정했다.
USGS는 인근 지진 관측소에서 확보한 자료와 장주기 지진파, 위성사진 등을 추가 분석한 결과 실제 지진이 발생한 것은 아니며 빙하 붕괴와 토석류가 지진과 유사한 신호를 발생시킨 것으로 판단했다. 대규모 빙하와 토사가 하류로 쏟아지면서 연쇄적인 재난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
카트만두에 본부를 둔 통합산악발전국제센터(ICIMOD) 전문가들도 온난화가 진행되는 히말라야 빙하에서 대규모 눈·얼음 사태가 발생해 강을 막은 뒤 한꺼번에 터지면서 급류가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추가 피해 우려도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네팔과 중국 국경의 강 상류에 여전히 물길을 막고 있는 구간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2차 홍수 발생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