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연구개발(R&D)을 가상 환경에서 진행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대 80%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램리서치는 최근 발간한 '반도체 산업의 지속 가능성 달성 : 시뮬레이션과 인공지능(AI)의 영향' 논문에서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반도체 R&D로 대규모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디지털 트윈 환경에서 2나노미터(㎚) 로직의 빈 공간 물질 채우기·낸드 채널 구멍 식각·웨이퍼 가장자리 공정 등은 실제 물리적 환경에서 진행했을 때와 견줘 80~90% 수준의 이산화탄소 발생이 줄었다. 평균적으로는 최소 20% 이상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12인치 기준 웨이퍼 한장이 산화막·증착·노광·식각·배선 등 전체 공정을 거칠 경우 약 1톤 정도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R&D에서도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많은데, 각종 테스트 과정에서 공정 장비를 1000도 이상으로 올려야해서다. 그만큼 전력 소모도 만만치 않다.
이를 디지털 트윈에서 진행하면 실제 고온 공정 등 주요 과정을 시뮬레이션으로 대체, 이산화탄소 배출을 대거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AI 기술을 더해 각종 변수를 쉽게 제어할 수 있어 R&D 기간도 단축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램리서치는 이번 연구에 자사 3차원(3D) 반도체 공정 시뮬레이션 솔루션 '세미버스'를 활용했다.
램리서치 측은 “반도체 산업은 오랫동안 첨단 칩 제조를 위해 물리적 실험에 의존해왔고, 이런 전통적 방법은 높은 에너지 소비, 재료 낭비, 온실 가스 배출 등 상당한 환경 비용을 야기했다”며 “디지털 트윈 기술은 웨이퍼·화학물질·가스와 같은 자원의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논문은 전기전자학회(IEEE) 저널에 게재됐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