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징·검사 공급망 조성
국내 장비사도 확보 추진
반도체 성능 대폭 강화 가능
삼성·인텔도 시장 가세 앞둬
빛으로 반도체 신호를 주고 받는 '광 반도체' 시장이 열린다. TSMC가 내년 양산을 앞두고 본격적인 공급망을 구축, 선제적인 시장 선점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인텔도 곧 시장에 가세할 예정이라 주도권 다툼이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최근 광 반도체 공정을 추진하기 위해 다수 협력사와 장비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기·광 전환 장치와 이를 위한 첨단 패키징, 검사 등 필수 제조 공정에서 파트너십을 맺고 공급망을 조성하고 있다. 국내 장비사와도 협력을 타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TSMC가 광 반도체 양산을 위해 전방위 협력 체계를 추진 중”이라며 “본격적인 양산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광 반도체는 '실리콘 포토닉스'라 불리는 차세대 반도체 기술이다. 반도체는 기본적으로 전기로 신호를 전달하는데 광 반도체는 전기 신호를 빛 신호로 전환, 반도체 성능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다.
상용화될 경우 전력 소모를 크게 줄이고 반도체 속도도 수백배 높일 수 있어 인공지능(AI) 등 첨단 반도체 업계에서 눈독들이고 있다. 데이터센터에서 서버 연결을 위해 광 통신을 활용하는데, 최근 반도체 자체 신호 입출력(I/O)에도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진 이유다.
기존 전기 신호는 구리 선을 통해 이동하지만, 광 반도체는 광 섬유로 반도체를 연결하기 때문에 기술 난도가 높다. 공정을 위한 신규 장비와 공정 준비가 필요하다.
앞서 TSMC는 2025년 광 반도체 양산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로 추정된다. 이번 공급망 구축 역시 발 빠른 양산 채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TSMC의 광반도체 공정 준비 속도가 빨라져 양산 일정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TSMC는 엔비디아와 광 반도체 관련 연구개발(R&D) 협력을 진행해왔던 만큼, 주요 고객사가 될 것이 유력하다. AI 반도체 칩을 광 입출력 장치와 함께 패키징해 상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외 AMD·브로드컴 등이 광 반도체에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TSMC가 선제적 광 반도체 양산 준비에 나서면서 경쟁 우위에 섰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삼성전자와 인텔이 추격하는 형세다. 삼성전자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잡고,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인텔 경우 오랜 기간 동안 광 반도체 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추진해 온 만큼 강력한 경쟁자로 꼽힌다. 다만 최근 경영난으로 조직 및 사업 재편이 이뤄지고 있어 본격적인 양산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