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 수출 10개월째 내리막…'트럼프발 장비교체·인도 고성장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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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통신장비 수출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통신 장비 수요 둔화와 중국 제조사와의 경쟁이 맞물리면서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내년 1월 출범할 미국 트럼프 2기의 통신장비 교체 움직임과 신흥 인도 시장 성장세가 새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정보통신산업(ICT)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올 11월 통신장비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2억1000만달러(약 3015억6000만원)보다 4% 가량 감소한 2억100만달러(약 2886억3600만원)를 기록했다. 통신장비는 휴대폰을 제외한 모든 유·무선 통신기기다. 안테나·스위치 등이 포함된다.

11월 통신장비 수출액은 삼성전자가 인도시장에 5세대(5G)이동통신 네트워크 장비를 공급 계약을 체결한 효과를 봤다. 이 기간 대기업 수출액은 9100만달러(약 1306억 3960만원), 중견·중소기업은 1억 1000만달러(약 1579억1600만원)다.

통신장비 수출액은 10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하락세다. 통신장비 수출액은 2024년 1월 2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7.1% 반등한 이후 올해 11월까지 내림세다. 매월 꾸준히 2억달러대를 유지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1억6000만달러(약 2300억3200만원)까지 주저앉기도 했다.

통신장비 수출 둔화의 주요 요인은 세계적으로 줄어든 통신장비 수요 때문이다. 통신업에 투자할 여력이 있던 주요국이 유·무선 장비 구축을 끝냈다. 대표적인 수요처인 일본과 미국의 5G 장비 구축률은 90%를 넘긴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세계 통신장비 시장이 2023년 487억8000만달러(약 70조1261억원)로 정점을 찍은 뒤 2026년에는 430억3800만달러(약 61조8542억원)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제조사들과 가격·품질 경쟁 열위도 수출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화웨이와 ZTE 등 중국 통신 장비사들은 물량과 기술력을 앞세워 가격·품질 경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제품들이 성능도 많이 올라가 있고, 국내 제품들과 비교해 가격도 저렴하다”고 말했다.

업계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후 장비 교체 수요와 새로운 빅마켓으로 떠오르는 인도 시장에 대한 기대를 걸고 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내년 국방 예산에 화웨이와 ZTE 통신 장비 교체 비용으로 30억달러(약 4조3119억원)를 투입할 예정이다. 인도 통신사들은 정부 결정에 따라 중국 제조사들의 제품을 철거하거나 사업에서 배제하는 추세다. 또 인도 시장은 최근까지도 대규모 통신장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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