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테크놀로지스가 인공지능 전환(AX) 흐름에 힘입어 급부상할 엔터프라이즈 AI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AI 기술은 구글·메타·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기업이 엔터프라이즈 AI를 통해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델은 AI 활용과 인프라 지원 경험을 바탕으로 엔터프라이즈 AI를 사용하는 기업에 든든한 파트너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크리스 켈리 델 아시아태평양 지역 인프라솔루션그룹(ISG) 수석 부사장은 최근 전자신문과 만나 “모든 기업이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할 순 없기에 결국 엔터프라이즈 AI가 활성화할 것”이라며 “기업이 AX 여정에서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켈리 수석 부사장은 델 ISG 비즈니스의 아태지역 세일즈, 파트너 관계, 제품 고투마켓(GTM) 전략을 총괄한다. 광범위한 포트폴리오를 활용하는 동시에 전략적 파트너와 관계를 통해 혁신적이며 실용성이 높은 솔루션을 시장에 제공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AI 시장은 전통적인 AI, AI 모델 학습, 엔터프라이즈 AI 등 크게 세 부문을 나눌 수 있다. 먼저 전통적인 AI는 생성형 AI 상용화 이전에 컴퓨터 비전, 로보틱스 등에 활용된 시장을 말하며, AI 모델 학습은 챗GPT와 같은 거대언어모델(LLM) 학습 인프라를 구축하는 시장을 의미한다.
이미 국내 제조 대기업 등은 생산라인에서 수율 향상과 비용 분석을 위해 통계 분석 기반 전통적인 AI를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다수의 데이터사이언티스트를 필요로 하기에 규모가 작은 회사는 전통적인 AI 활용에 엄두도 내지 못했다.
엔터프라이즈 AI 등장으로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엔터프라이즈 AI는 데이터 분석 자동화로 스타트업·중소기업 등 기업 규모와 유통·의료 등 업종에 관계 없이 AI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검색증강생성(RAG) 기반 챗봇, 코딩 에이전트, 컨텐츠 AI 엔진, 에이전틱 아키텍처(Agentic Architecture), 파인튜닝 인프라 등이 대표적이다.
켈리 수석 부사장은 “델은 전통적인 AI와 AI 모델 학습 인프라 구축에 있어 다양한 경험과 AI 에코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면서 “엔터프라이즈 AI를 사용하는 고객이 무엇이 필요하진 정확히 알고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켈리 수석 부사장은 AI 도입에 있어 데이터와 개방형 에코시스템 등의 중요성을 짚었다. 기업이 자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야말로 다른 기업과 구분 짓는 가장 중요한 차별화 요소다.
켈리 수석 부사장은 “AI가 있는 곳에 데이터를 보낼 것이 아니라, 데이터가 있는 위치에 AI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온·프레미스 AI 추론은 클라우드보다 75% 더 비용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I는 개방형 모듈식 아키텍처에서 실행해야 하며, AI엔 광범위하고 개방된 에코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델의 강점으론 엔드투엔드 포트폴리오, 거대한 개방형 생태계, 세계적 수준의 서비스 등을 꼽았다.
델은 포춘 500대 기업의 99%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개인용컴퓨터(PC)·서버·스토리지를 아우르는 기술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보유했다. 특히 엔비디아, 인텔, AMD, 퀄컴 등 반도체 기업을 비롯해 서비스나우, 애저, 스노우플레이크, IBM, 허깅페이스 등과 함께 거대한 AI 생태계를 구축했다.
켈리 수석 부사장은 “자동화하고 AI 기반인 델의 공급망은 탄력성, 지속 가능성·민첩성을 갖춘 글로벌 규모로 운영된다”면서 “전체 서비스 수명 주기에 걸쳐 탁월한 확장성, 심층적인 전문 지식과 AI 기반 지원 경험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조재학 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