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家 분쟁, 3인연합 이사회 재편 무산…갈등 불씨 더 커졌다

한미약품그룹 대주주 3인연합(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임주현 부회장)이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재편을 위해 추진한 정관 변경이 무산됐다. 다만 신동국 회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로 선임, 형제측과 이사회 구성 균형을 맞췄다.

28일 서울 송파구 서울교통회관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정원을 10명에서 11명으로 확대하는 정관 변경 안건이 부결됐다. 사전 투표와 현장 참여 의결권 중 57.89%가 찬성해 특별 결의안건 통과 기준(66.7%)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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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28일 서울 잠실 교통회관에서 열린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자료: 연합뉴스)

이 안건은 3인연합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재편,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제안했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10명 정원에 1명이 공석인 9명 체제다. 임종윤·임종훈·권규찬·배보경·사봉관 등 5인이 형제 측 인사로, 송영숙·신유철·김용덕·곽태선 등 3인연합 측 4인보다 1명 많다.

3인연합은 한미사이언스를 전문경영인 체제로 재편하고자 이사회 정원을 11명으로 늘리고, 신규 이사 2명을 선임해 6대 5로 뒤집겠다는 계획이었다. 이사회 정원 확대에는 실패했지만 3인연합 측 신동국 회장이 신규 이사로 선임되며 양측은 5대5로 이사진 균형을 맞추게 됐다.

이번 임시 주총 후 형제측과 3인연합의 경영권 분쟁은 한층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지분구조는 형제(한미사이언스 임종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이사)측 25.6%, 3인연합측 33.78%, 친인척으로 분류되는 지분 3.10%, 가현문화재단 및 임성기재단 8.09%, 국민연금이 5.89%를 보유하고 있다. 3인연합은 우호지분인 재단까지 포함할 경우 41.87%에 달하지만 압도적 우위를 점하진 못하고 있다. 이사회 구성까지 동수의 대척 상황에서 양측은 법정공방과 함께 여론전 등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한미사이언스는 위계 및 업무방해 혐의로 3인연합을 고발한 데 이어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와 3인연합 측 인사를 배임 및 횡령 등 혐의로 고발했다. 이에 맞서 한미약품 역시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면서 공방이 불붙었다. 여기에 내달 19일 한미약품 임시주총을 통해 형제측은 박재현 대표를 경영에서 끌어내리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을 둘러싼 양측 표 대결은 내년에도 이어진다. 임종훈 대표의 지분 일부 매각, 3인연합 측인 라데팡스파트너스 지분 확보 등으로 지분 변화가 반영된 내년 3월 주주총회가 무대다.

3인연합 측인 신유철·김용덕·곽태선 이사 임기는 내년 3월 만료된다. 형제측과 3인연합은 각자 우군 확보를 위한 신규 이사 선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치열한 분쟁 상황이 지속되는 작금의 상황을 빠르게 정리할 수 있도록 보다 충실히 책임감 있게 제 역할을 수행하겠다”면서 “주주 권익 보호를 의사결정 최우선 순위에 두고 판단할 것이며, 분쟁으로 인한 갈등을 완충시키면서 조화로운 경영 모델을 이뤄내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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