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케어텍이 15년 만에 수장을 교체한다. 금융IT 전문가인 홍우선 전 코스콤 사장을 영입, 새로운 도약 발판을 마련한다.
이지케어텍은 지난 12일 주주총회를 열고 홍우선 전 코스콤 사장을 새 대표이사(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14일 이사회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곧바로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홍 대표는 1961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명지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0년부터 11년간 KIS 채권평가 대표를 역임했고, NICE P&I와 NICE D&B 대표를 거쳐 2016년 NICE 정보통신 대표를 맡았다. 이후 2020년 12월 코스콤 대표에 취임해 지난 9월까지 회사를 이끌었다.
홍 대표는 국내 최초로 채권지수와 채권ETF를 자본 시장에 도입하는 등 다양한 신규 금융상품을 개발한 금융전문가다. 특히 NICE 정보통신과 코스콤 대표를 역임하며 금융IT 전문성도 갖췄다.
그동안 서울대병원 교수 출신이 대표이사를 맡았던 것을 감안하면 비의사 출신에 의료IT 경험이 없는 홍 대표 선임이 의외라는 평가다. 2001년 설립된 회사는 서울대병원이 지분 32.86%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다. 때문에 설립 초기 10개월 정도 외부인이 CEO를 맡은 것을 제외하고 모두 서울대의대 출신 교수가 대표이사를 맡았다.
홍 대표 선임 배경으로는 전통 의료IT 영역을 넘어 신규 비즈니스 발굴과 미래 먹거리 확보 필요성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형병원 병원정보시스템(HIS) 구축과 유지보수에 의존했던 사업구조에서 탈피해 클라우드 HIS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분석 등 패키지 솔루션 사업 확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 상장 후 주가 흐름이 긍정적이지 않은데다 2022년 이후 지속 매출 하락과 수익성 한계 등 실적 고민도 이번 대표이사 선임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다수 회사를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확장과 내실을 다질 수 있는 역할까지 기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의료IT 업계 관계자는 “이지케어텍은 대형병원 차세대 사업으로 성장했지만 이 수요가 제한적인 데다 불확실성이 큰 만큼 안정적인 수익구조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클라우드 HIS를 바탕으로 중대형 병원 공략과 신규 패키지 솔루션 등 사업 다각화를 위해 외부 전문경영인을 발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