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를 공개 지지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5만 8000여 명의 회원이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어 대통령 선거와 관련된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머스크가 트럼프에게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구성한 '정치행동위원회(PAC)'는 지난달 엑스(X · 옛 트위터)에서 '선거 무결성 커뮤니티'(EIC)를 구성했다.
2일(현지 시각) 미국 CBS 뉴스는 해당 커뮤니티 규모가 현재 5만 8000명까지 불어났고 매일 수백 개에 달하는 부정 선거 음모론을 퍼뜨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례로 투표 기계 오류가 발생해 트럼프가 아닌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로 결과가 뒤집혔다는 주장이 담긴 가짜뉴스가 커뮤니티에서 확산됐으며, 한 선거 사무소에 투표 용지를 배달한 우체국 직원이 표를 가로챘다는 가짜뉴스가 퍼져 해당 직원의 신상을 캐는 '사이버 불링'이 이어지기도 했다.
공개적으로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머스크는 자신의 엑스 계정을 통해서도 선거와 관련한 게시물을 여럿 올리고 있다. CBS뉴스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그가 올린 선거 보안에 관한 글 중 절반이 가짜뉴스 혹은 오해의 소지가 있는 주장이 담겼다고 했다.
영국 싱크탱크 전략대화연구소(ISD)의 수석 연구원 맥스 리드는 “엑스 커뮤니티는 선거 조작 주장을 퍼뜨리고 싶은 사용자에게 '원스톱 숍' 역할을 한다”며 “선거 과정에 대한 다양한 거짓되고 검증되지 않은 주장이 엑스 커뮤니티에 통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CNN 방송은 비영리단체 디지털 증오 대응 센터(CCDH)를 인용해 머스크가 지난 7월 트럼프를 공개 지지한 이후 게시한 게시물의 조회수가 171억뷰 이상이며 이 가운데 잘못되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게시물 조회수만 20억 회 이상이라고 전했다. 이 단체 “이 거대한 메가폰은 캠페인 광고에 약 2400만 달러(약 331억원)를 지출한 것과 같은 효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11월 5일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머스크는 엑스를 통해 선거 관련 글을 쏟아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비영리 매체 폴리티팩트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그가 6월 게시한 글은 504건에 그친 반면, 선거가 임박한 9월과 10월에는 각각 1000건, 3000건 이상을 기록했다. 해리스를 비방하는 내용과 트럼프에게 투표하라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