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이미 교전에 들어갔다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유일한 생존자로 추정되는 남성이 “전우들의 시체 밑에 숨어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증언하는 영상이 온라인에 확산됐다.
다만 영상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교전설'을 부인하고 있어 선전을 위해 제작된 가짜영상일 가능성도 있다.
10월 31일(현지 시각) 친우크라이나 단체가 운영하는 텔레그램(@Exilenova+) 채널에는 심각한 부상을 입은 북한군 추정 남성이 쿠르스크 교전 당시를 설명하는 2분 7초 분량의 영상이 게재됐다.
러시아 쿠르스크는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이 교전을 벌이고 있는 지역이다. 우크라이나를 돕는 리투아니아 비영리단체 '블루옐로'(Blue/Yellow)의 요나스 오만 대표는 지난 10월 25일 쿠르스크에서 북한군의 첫 교전이 벌어졌으며 당시 한 명을 제외하고는 전원 사망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31일 공개된 영상을 보면 남성은 붕대에 감겨 더듬더듬 당시를 전했다. 그는 북한 억양으로 “러시아군은 저희가 방호시설들에만 (있는 한) 급습당하지 않을 것이며 절대로 전투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짓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저희가 쿠르스크 교전에서 무작정 공격전에 참가하도록 강요했다”며 “러시아군은 공격전에 아무런 정찰도 하지 않고 저희들에게 무기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공격을 시작하자, 우리 부대 인원이 40명이었는데 제 친구들인 혁철이와 경환이를 비롯하여 모두 전사했다”며 “파편에 머리가 잘렸고, 저는 전우들의 시체 밑에 숨어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저희 전우들은 일개 사료로 이용되어 모두 희생된 것”이라며 “쿠르스크는 세상의 암흑이다. 푸틴은 이 전쟁에서 패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영상의 진위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30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교전설'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해 영상이 선전용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남아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