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생성형 AI, MS가 휩쓸었다

Photo Image
금융분야 망분리 개선방안 발표행사가 13일 경기 김포시 KB국민은행 통합IT센터에서 열렸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사진 가운데)이 모두 발언 하고 있다.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2024.08.13

시중은행이 생성형 AI 혁신금융 신청에 도전한 가운데, 대부분 프로젝트에 마이크로소프트(MS)가 파트너 참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MS는 우리 정부 감사업무 등에 적극 협력하기로 하는 등, 공격적 자세로 국내 금융권 AI 시장에서 초반 승기를 잡았다.

23일 시중은행에 따르면 3분기 혁신금융(샌드박스)을 신청한 KB금융, 신한지주, 우리금융 생성형 AI 프로젝트에 모두 MS가 외부사업자로 합류한다.

KB금융은 이번 샌드박스에서 MS와 협력한다. MS 애저 기반 AI 모델(챗-GPT, AOAI) 제공 서비스 생성형 AI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우리금융과 신한지주도 MS와 손을 잡았다. 신한지주는 이번 혁신금융에서 복잡한 금융상품 접근성을 개선하고 언어 장벽을 완화해, 금융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서비스를 개발한다. 우리금융은 혁신금융서 외부 생성형 AI 서비스를 내부망과 연결해 디지털 서비스 개발에 활용하는 것을 준비 중이다.

은행권 밖에서는 뱅크샐러드가 MS와 손 잡았다. 이 회사는 대규모 언어모델(LLM) 에이전트 기술을 기반으로 사용자 마이데이터와 외부 금융 데이터를 인덱싱한 '개인 자산관리를 위한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토핑'을 개발하고 있다.

은행권과 핀테크가 MS를 생성현 AI 파트너로 낙점한 까닭은, 이 회사가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와 생성형 AI '챗-GPT' 경쟁력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국내 사업환경에 적합한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MS는 국내에 위치한 서버에서 AOAI 서비스를 전개 중이다. 금융권 망분리 규제가 아직 존재하는 우리나라에서, 금융사 망이 해외에 위치한 서버에 접속하려면 전자금융감독규정이나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특례를 받아야 하는 등 제약이 크다.

MS가 금융위·금감원 규제에 협조적인 것도 은행권 프로젝트를 모두 따낸 큰 이유 중 하나다. 금융위는 지난 8월 '금융분야 망분리 개선 로드맵'을 발표하며, 금융회사 외 제3자가 망분리 관련 프로젝트에 관여할 경우 '금융회사·당국 접근·검사·감사 권한이 제한 받지 않을 것'을 계약서에 명시하도록 했다. 사실상 검사 받을 의무를 부여한 것이다.

시중은행에 따르면 MS는 이번 혁신금융에 참여하는 모든 시중은행, 핀테크와 정부 검사에 협조하기로 합의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MS는 이미 금융권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각 금융사들과 유사한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면서 “생성형 AI 프로젝트에서도 이미 (검사 수용) 구두 합의를 마친 상태로 상당히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신용정보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 분야 AI 시장 규모는 2019년 3000억원에서 2021년에 6000억원으로 45.8% 증가해 3년 사이 약 2배 성장했다. 2026년까지 연평균 38.2% 성장해 3조2000억 원 규모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국내 금융권 AI 시장은 망분리 규제로 이제 막 개화하는 단계”라면서 “MS의 적극 참여는 글로벌 사업자가 국내 금융 규제 범위 안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Photo Image
생성형 AI 활용을 위한 계약시 반영 필수사항(예시) , 출처=금융위원회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