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온고지신] 글로벌 핵융합 기술 시장에서 펼쳐질 새로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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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순철 비츠로넥스텍 전무이사

에너지 패러다임 대전환이 다가오고 있다. 지구로부터 1억5000만㎞ 떨어져 있는 태양이 만들어내는 핵융합에너지를 이제는 지구에서 직접 생산해 활용할 날이 머지않은 것이다. 인류는 이제 자연의 가장 근본적인 에너지, 핵융합에너지를 실현할 수 있는 기술에 가까워지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탄생하는 핵융합 스타트업은 빅테크 기업들의 막대한 투자에 힘입어 핵융합을 실현할 혁신적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핵심기술 확보에 발 벗고 나섰다.

핵융합에너지 실현 핵심 열쇠가 기술이라는 점은 너무나도 명백하다. 비츠로넥스텍은 2009년부터 인공태양이라 불리는 KSTAR 관련 사업에 참여해 대표적 가열장치 중 하나인 NBI-2 이온원을 비롯해 텅스텐 카세트 디버터 등 대규모 장치 및 장비 설계와 제작을 수행해왔다.

2018년부터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과 협력해 개발을 추진하고, 2023년 설치를 완료한 텅스텐 디버터는 KSTAR가 2023년도 실험에서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모드(H-mode)를 102초간 장시간 운전에 성공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KSTAR를 통해 쌓아온 비츠로넥스텍의 핵융합 기술은 프랑스 카다라쉬에 건설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건설로 이어진다.

우리나라가 조달을 담당하는 진단 장치 설계와 제작 등을 지원했으며, 2018년에는 ITER 국제기구에서 직접 발주한 145억원 규모 'ITER IVC BUSBAR' 시스템 설계 및 제작 사업을 수주하는 등 글로벌 핵융합 기술 시장에서 입지를 굳건히 다져왔다.

이런 기술 성과는 산업체와 정부 및 연구기관 협력이 큰 시너지를 발휘한 결과다. 산업체가 보유한 기술적 창의성·혁신력은 정부와 연구기관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다.

핵융합은 기술 복잡성뿐만 아니라 대규모 자본과 인력 투입이 필수적인 분야이기 때문에 민간 협력이 더욱 중요하다. 따라서, 공공의 안정적 지원을 기반으로 민간 혁신 역량을 충분히 활용해 기술 개발을 이끄는 것이 성공적인 핵융합 실현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최근 정부 역시 이런 세계 추세에 발맞춰 민·관 협력을 바탕으로 핵융합에너지 실현 가속화 전략을 발표했다. 민의 역할이 강조된다는 점에서 필자가 속해 있는 비츠로넥스텍과 같은 핵융합 산업체에 도전 방향성을 제시하고 긍정적인 미래 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전략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정교한 실행 방안이 빠른 시일 내에 마련된다면, 민간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적극적인 참여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비츠로넥스텍은 이런 전략에 발맞춰 보유한 핵융합 기술력과 노하우, 인프라가 사장되지 않도록 신규사업 창출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다.

특히 ITER 국제기구에서는 ITER 장치에 적용 예정인 텅스텐 소재 디버터를 한발 앞서 성공적으로 제작·설치한 핵융합연과 비츠로넥스텍의 기술력에 매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런 기술들이 더욱 확장될 수 있도록 텅스텐 모노블록 및 PFU 모듈 제조시설과 시험 설비를 구축하고 더 나아가 핵융합 기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계획도 준비 중이다.

또 ITER 국제기구 외에도 새로운 국가나 기업 등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제반 시설을 확충하고 관련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도 중요한 임무가 될 것이다.

윤순철 비츠로넥스텍 전무이사 scyun@vitzrotech.com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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