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자기주식 취득과 관련한 법원의 판단이 내려질 전망이어서 고려아연은 이에 맞춰 이사회를 열고 대응책 마련에 나선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관련 판결을 2일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MBK 측은 공개매수에 돌입하면서 법원에 고려아연과 그 계열사 및 한국투자증권이 공개매수 기간 자사주를 매입하지 못하도록 가처분 신청을 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공개매수자 및 그 특별관계자는 공개매수 기간 동안 공개매수 대상회사의 주식을 공개매수에 의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매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맞춰 고려아연은 2일 이사회를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고려아연은 MBK 측에서 제기한 가처분 소송이 기각돼 자사주 매입이 가능하게 되는 것을 가장 좋은 시나리오로 판단하고 있다. 현금성 자산이 풍부한 고려아연이 이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법원이 기각 판결을 내릴 경우 이사회는 곧바로 자사주 매입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자사주는 의결권은 없지만 최윤범 회장의 우호지분으로 봐야하며 제3자에게 처분 및 주식 교환을 통해 의결권을 확보할 수 있다.
대항공개매수도 유력 시나리오다. 법원에서 공개매수 기간 중 자사주 매입을 금지할 경우 대응 방법은 이 방법뿐이기도 하다. 최 회장 측 지분은 특수관계인과 우호지분을 합쳐 약 34%다. 국민연금(7.57%), 자사주(2.39%)를 제외하고 6%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면 승기를 잡을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려아연 입장에서 자사주 매입이 매우 중요하다.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이 가능하게 되면 시장에서 판단할 것”이라며 “자사주 매입과 최 회장 측의 대항공개매수가 동시에 이뤄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