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오영주 중기부 장관 “스케일업과 글로벌 진출 지원, 글로벌 유니콘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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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인공지능(AI) 기술은 산업을 넘어 사회·경제를 바꾸는 기반 기술로,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하며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AI 관련 스타트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하고, 이들의 스케일업과 글로벌 진출을 지원해 글로벌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인공지능 전환(AX)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무엇보다 진지한 태도를 보였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중소벤처기업, 소상공인을 디지털로 잇는 것이 곧 국가 경쟁력 강화로 연결될 것이라는 답변은 사뭇 비장하기도 했다.

오 장관은 현장과 소통을 무엇보다 강조하는 행보로 이목을 끌고 있다. 취임 당시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우문현답)'는 구호를 언급하며, 현장과 줄곧 소통하고 있다. 소상공인 어려움을 어루만져주는 것은 물론 국경을 초월한 경쟁과 AI 등 디지털 경쟁에 대한 준비도 한창이다.

오 장관은 “중기부가 그간 디지털전환(DX) 정책을 해왔는데, AX는 좀 다른 것 같다. 속도도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어 AI를 하는 스타트업 자체가 국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 AI 스타트업을 키워나가는 것도 사실 중기부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로 자리 잡고 있다”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이런 산업을 키우지 않으면 국가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중기부 자체에서 AI 산업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도 적극적이다. 최근 정부는 '소상공인·자영업자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어려운 시기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겪는 경영애로를 해소해 이들이 매출 회복과 사업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오 장관은 취임 7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현장 중심 행보를 보인 만큼 체력적으로 어려움도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소상공인, 중소벤처기업 현실을 보면서 이 같은 행보를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오 장관은 남은 임기 화려한 업적보다는 중기부가 정책 중심 부처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기틀을 갖추겠다는 목표다.



대담=권건호 헬스케어벤처부 부장

-취임 7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소회는.

▲중기부 장관으로 임명된 이후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중소기업, 소상공인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중소기업, 소상공인,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모두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어 부담감이 많다. 현장에 자주 가고 목소리를 듣는 게 소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취임 직후부터 이틀에 한 번꼴로 현장을 방문했고, 현장 건의사항을 온라인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우문현답 게시판'을 설치했다. 또 소상공인·창업벤처 등 분야별로 정기 소통협의체을 통해 현장에서 필요한 정책을 발굴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기존 방식을 벗어나 '인사이드 아웃'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현장에서 (정책들이)제대로 작동하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다만 아직도 여전히 부족함을 느낀다. 이 때문에 현장 중심으로 가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다.

-현장을 다니면 느끼는 게 많을 거 같다.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가.

▲현장을 다니면서 듣게 된 목소리를 이번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책에 많이 반영했다. 먼저 금융부담 완화다. 코로나 시기 여러 대출로 이연된 부채들이 많아지면서 고금리 등으로 경영상 부담이 크다. 그간 중기부가 제한적으로 한도를 조정했는데, 이번에 그걸 다 열었다. 일단 경영 부담을 덜면서 매출도 확대시키고, 사업 구조를 바꾸는 게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일단 금융 부담을 덜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중소기업은 기승전 인력 확보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방 소멸과 맞대어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지가 제조업이 많은 우리나라에는 가장 큰 문제다. 또 급변하는 환경에서 중소기업이 자생력을 갖추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갖출 수 있는 규제개선 및 자금지원 등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많다.

판로확대 역시 필요하다. 다만 이런 문제를 딱 떼서 하나의 대책으로 해결할 수 없다. 모든 걸 연결해 해결해야 한다. 때문에 전체적인 스펙트럼을 볼 수 있는 국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전략국'을 신설하게 됐다.

-중기부 장관으로 오고 나서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가 '글로벌'인거 같다. 중기부의 장기적인 플랜을 듣고 싶다.

▲제조업, IT테크 등 분야에 관계 없이 중소기업 해외 진출을 첫 단계에서 안내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공공기관이나 우리 수출 메커니즘에서 잘 지원하지 못하다는 걸 알게 됐다. 이 역할을 중기부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일환이 원팀 협의체다. 기업이 글로벌에 대한 요구가 있고, 그 요구를 채워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자는 일환으로 구축했다.

4대 대형로펌과 업무협약도 이 일환이다. 로펌들도 더는 대기업만 상대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앞으로 4대 대형로펌과 만든 법률지원단을 통해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들이 해외 진출할 때 이들의 현지 법률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된다.

더는 예산 얼마 받아서 하는 사업으로는 글로벌화가 어렵다. 이미 우리나라는 굉장히 글로벌 역량을 가지고 있다. 그런 역량들을 어떤 형식이든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묶어 역량 자체가 지원책이 되도록 하는게 필요하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이를 감안해 내년도 모태펀드 운용 전략과 방향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듣고 싶다.

▲모태펀드의 경우 2035년까지 운영기간이 있다. 아직 운영기간이 10년 남짓 남았지만, 모태펀드 운영 방안에 대한 선제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올해 (예산이)4000억원 더 늘었고, 계속해 볼륨을 키워가는 노력도 해야 한다. 이와 함께 모태펀드가 조금 더 필요한 분야에서 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과거 글로벌 펀드 같은 경우 2013년 시작이 됐고, 10년이 지나니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다.

지금 시점이 우리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진출로 더 많이 글로벌 투자를 받아야 하는 시점이다. 그러면 모태펀드는 글로벌 펀드들이 지속적으로 거기서 투자가 더 들어오게 하는 창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 모태펀드가 벤처시장 전체 투자에 대한 책임을 지는 거였다면 앞으로는 민간도 들어와 이 벤처시장 기반을 늘려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소기업도 디지털 전환이 불가피하다. 중기부 차원에서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중기부는 AI로 인한 변화와 기회가 있는 시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우리나라 AI 관련 스타트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현재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를 통해 올해 우수 AI 딥테크 스타트업 35개사를 선정해 지원하고 있으며, 국내외 대기업과 기술검증(PoC) 등 협업을 통해, 우수 AI 기술(서비스)은 대기업이 구매하는 개방형 혁신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성장 잠재력이 높은 AI 분야 스타트업을 선발하고 수요 기반 스케일업과 글로벌 진출 지원을 통해 글로벌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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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AI에도 상당한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중기부 차원에서 AI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전략은 어떤 것이 있나.

▲AI는 국가경제 핵심인 제조업 및 반도체 등 전 산업과 융합되고 고도화되어, 중요성과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기부 역시 AI로 인한 변화와 기회의 시기를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우리나라 AI 관련 스타트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올해 우수 AI 딥테크 스타트업 35개사를 선정해 사업화(3년간 최대 6억원), R&D(2년간 최대 5억원), 스케일업(2년간 최대 1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도 성장 잠재력이 높은 AI 분야 스타트업을 선발하고 수요 기반의 스케일업과 글로벌 진출 지원을 통해 글로벌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이 나왔다. 민생이 어렵다 보니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책이 전면에 배치됐다. 이번 소상공인·자영업자 종합대책 기본방향과 핵심내용이 궁금하다.

▲정부 기조는 민간이 앞에 가면 우리가 밀어주고, 맞춤형으로 지원하되 모럴해저드가 없도록 하면서 자생력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석 달째 연체하는 한계 소상공인이나 어떤 취약 소상공인이 40만~50만정도 된다. 그런 분들은 제대로 폐업하고, 창업 또는 취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드는게 핵심이다. 이전에 관계 부처들간 제대로 연계되지 않았고 폐업 지원이 실효적이지 않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이런 부분에 핵심을 맞췄다.

한계 소상공인이 좀 더 쉽게 재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도와주는 선순환 구조로 움직이는 거라면 두 번째 부분은 금리부담 완화다. 경기를 기계적으로 좋아질 수 있게 만들기는 어렵다. 다만 상환을 이연시켜드리고 금리 부담을 낮춰 경영상 애로가 해소돼 조금 숨을 돌리실 수 있도록 돕는게 소상공인 대책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앞으로 중기부 장관으로서 포부나 계획이 있는가.

▲관직을 오래하고 중기부에 왔다. 7년 차가 된 중기부에서 첫 관료 장관이라는 데도 의미가 있다. 예전에 많은 장관이 각각 영역에서 많은걸 키우고, 아이템도 발굴하면서 성장했다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관련 정책의 어려움을 챙기는 미래 시스템을 만들어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중기부 자체가 정책 부서로 거듭나야 한다. 글로벌과 로컬 모두 챙겨야 한다. 제조기업이나 중소기업만 보면 안되고, 지역 상권 개발이라든지 로컬 크리에이터 모두를 중기부가 통합적으로 챙겨야 한다.

시스템 정비도 중요하다. 데이터 중심 정책으로 중기부 정책을 고도화하고, 포커스된 정책이 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하는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시스템 정비라는 업무는 화려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소박하게 시스템을 정리해 많은 사람들이 나중에 그 시스템이 있어 정말 다행이다, 그걸 하기 참 잘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면 좋겠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1964년생인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경상남도 마산 출생으로 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제22회 외무고시로 공직 생활을 시작해 주 유엔대표부 1등서기관, 주중국 참사관, 개발협력국장,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장, 주베트남 대사, 외교부 제2차관을 지냈다.

정통 외교관 출신으로 다자·경제 외교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으며, 중기부 장관으로 임명된 이후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우문현답)'는 자세로 현장을 누비며 소상공인과 중소벤처기업인 목소리를 경청하며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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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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