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노도영)은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의 홍석준 참여교수(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팀이 뇌 외적, 내적 정보처리를 담당하는 '대규모 기능적 전뇌 네트워크' 형성 과정을 아이들의 뇌 성장 시기별로 분석해 최초로 밝혀냈다고 19일 밝혔다.
외적 정보처리와 내적 정보처리는 근본적인 뇌 기능 원리다.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외부수용' 기능, 외부 세계 인과관계를 깊이 이해하는 '내부모델링' 기능이 바로 그것이다.
이들을 담당하는 대규모 기능적 전뇌 네트워크들은 뇌 발달과 관련이 깊다.
특히 뇌 발달 과정에서 시상(감각 정보 대뇌피질 전달 중계 역할을 하는 뇌 중심부 구조)과 대뇌피질(인지, 언어, 기억 등을 담당하는 대뇌 바깥층 회백질) 간 연결성은 뇌 기능 분화에 핵심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유아기~성인기 뇌 영상 데이터에 뇌 영상 분석기법을 적용해 시상-대뇌피질 연결성의 나이별 변화를 관찰했다. 또 유전체 분석으로 시상-대뇌피질 연결성이 뇌 발달 관련 유전자 발현과 관련 있는지 살폈다.
시상-대뇌피질 연결성은 뇌 발달 초기와 이후 단계에서 다른 역할을 한다는 점을 알아냈다. 유아기에는 시상과 대뇌피질 영역 간 연결성이 뚜렷하고 뇌 발달 관련 유전자가 발현됐다.
하지만 성인기로 넘어가면서 현저성 네트워크(자극이나 사건을 감지하고 이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는 뇌 기능적 네트워크)와의 연결성이 주축이 돼 외부수용성과 내부모델링 시스템이 분리됐다. 각 시스템의기능적 세분화가 일어난 것이다.
인과관계를 나타내는 뇌 발달 곡선도 추적 조사했다. 성숙한 두뇌의 주요 특징은 기능적 분리와 감각-연합 축(감각 정보를 통합해 인지 기능과 연결하는 신경 경로) 발달인데, 시상-대뇌피질 연결성이 이에 기여함을 알아냈다. 특히 12~18세 사이에 크게 기여했다. 이 떄가 두뇌 발달에 중요한 시기인 것이다.
홍석준 교수는 “태아의 뇌가 형성될 때 시상이 중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태어난 후에도 기능적 전뇌 네트워크 발달에 영향을 미침을 밝혀냈다”며, “내·외적 시스템 발달 부진으로 나타나는 자폐, 조현병 등 뇌 질환 기전 이해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온라인판에 지난 10일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