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패소, 상고 여부 검토”

코오롱생명과학이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 허가 취소가 적법하다는 2심 판결과 관련해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며 향후 상고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10일 밝혔다.

코오롱생명과학측은 이날 “판결문을 받으면 면밀히 검토한 후 법률대리인과 협의해 상고 여부와 향후 진행 방향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사측은 또 “이번 항소심 판결이 향후 사업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인보사 품목허가취소에 대한 취소소송의 목적은 재판매 등 실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세계 최초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의 명예와 가치를 회복하기 위함이었다”라고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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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이는 인보사의 국내 판매 재개 여부와 별개로 계열사 코오롱티슈진이 현재 미국에서 진행 중인 임상시험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파악된다.

지난 7일 서울고법 행정10부(성수제 양진수 하태한 부장판사)는 코오롱생명과학이 “제조판매 품목허가를 취소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상대로 낸 소송을 1심과 같이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 처분은 식약처가 처분 당시 내세운 약사법상 취소사유를 모두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품목허가 신청 당시 인보사 2액의 주성분이 연골유래세포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신장유래세포(293유래세포)로 밝혀지며 약사법상 '허가된 의약품과 다른 성분을 제조·판매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봤다.

또 재판부는 “원고는 2액 주성분의 정체성을 오인해 위해성을 감안하지 않고 시험했다”라며 “이는 품목허가 취소 사유인 '국민 건강에 위험을 줄 우려가 있는 의약품을 제조·판매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짚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이 문제가 불거진 당시부터 지금까지 “해당 세포의 기원을 잘못 알았을 뿐 안전성과 유효성에는 전혀 문제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2007년 국내 임상 첫 투약 등 개발 단계부터 허가 이후까지 물질을 변경한 적이 없으며, 현재까지 부종과 두통 등 일반적인 부작용을 제외하고 심각한 부작용 사례가 없었다는 게 코오롱 측 설명이다.

신장 유래 세포가 종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는 임상단계에서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권고를 받아들여 방사선 조사로 일정 기간 이후 증식하지 않고 사멸되도록 조치했으며, 인보사를 혈관이 없는 관절강 내에만 주사하기 때문에 체내 다른 부위로 이동할 가능성도 없다고 주장한다.

코오롱 측은 FDA가 이 같은 해명을 일정 부분 수긍했다고 주장한다.

실제 FDA는 이 사안이 불거지면서 보류했던 미국 내 임상 3상에 대해 2020년 4월 재개하도록 허용했다. 또 이듬해 12월에는 고관절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인보사 임상 2상을 승인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척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1상도 승인했다고 코오롱 측은 전했다.

인보사는 한국에서 2017년 11월 판매를 시작한 이후 허가가 취소되기 전인 2019년 3월까지 약 3천700여명이 투약을 받았다. 투약받은 환자 가운데 일부는 코오롱 측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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