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강남 물난리 현장 완벽 모사...건설연, '도시홍수 실증' 공간으로 연구 정확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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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홍수 파일럿 실험장 도시홍수터에 물이 차오르고 있다. 총 4개의 공급관으로 물을 공급하면 시간당 최대 175㎜ 강우를 모의할 수 있다.

6차선 도로와 보도블록, 그 사이 빗물받이 등을 조성한 공간에 펌프 소리와 함께 물이 들이찼다.

4개 물 공급관 중 하나에서만 물이 쏟아졌음에도 금새 물이 불어났다. 현장을 안내한 권영화 박사후연구원은 “각 관마다 초당 0.3톤씩, 총 1.2톤의 물을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간당 최대 175㎜(강남역 사거리 기준)에 달하는 강우를 모의할 수 있는 것이다.

이곳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안동 하천실험센터에 최근 구축한 '도시홍수 파일럿 실험장'의 '도시홍수터'. 지난 2022년 '물난리'가 났던 강남 일대를 모사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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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홍수 파일럿 실험장 전경

실험장의 요소는 이뿐만이 아니다. 40m 길이의 빗물 터널, 배수펌프장, 홍수조절지 등을 조성하고 다양한 센서 시스템을 구축해 도시홍수 실증 환경을 마련했다. 호우 상황을 원하는 수준으로 조절하며, 침수 상황 연구와 인프라의 배수능력 등을 면밀하게 평가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권 연구원 설명이 뒤따랐다. 이밖에 홍수 발생 시 인명피해를 키우는 '맨홀 뚜껑 이탈' 현상을 실증하는 실험도 실험장에서 할 수 있다.

기후변화로 극한 호우, 이에 따른 홍수피해가 빈발하는 가운데 건설연이 이에 대응하는 물리 연구 인프라를 구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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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에 물을 공급해, 맨홀 뚜껑이 이탈하는 것을 모의 실험하고 있다.

사실 건설연은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소프트웨어(SW)적인 접근으로도 도시홍수에 대응해왔다. 과학적인 홍수예측 기술을 개발, 인공지능(AI) 홍수예보체계에 실제 적용한 세계 최초 성과를 내기도 했다.

다만 이런 '이론'은 '실증'과 만났을 때 효과가 배가된다는 것이 건설연 견해다. 일례로 유량을 4배로 증가하면 침수 속도는 4배로 늘어날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6배로 늘어나는 경우가 있다. 이론과 실제의 격차를 보여주는 예시다.

이에 대해 이찬주 건설연 글로벌사업실장은 “비가 많이 오고 물이 몰리면 우수관로가 막혀 산술적인 증가 이상으로 침수 속도가 올라가기도 한다”며 “실증을 통해 모델링에 필요한 변수들을 보완하는 것이 필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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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규 건설연 원장이 홍수 발생시 '맨홀 뚜껑 이탈' 현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실제 건설연은 실험장의 시설을 도시홍수 예·경보를 위한 수치해석 및 모델 고도화 연구에 활용할 예정이다. 고정확도 현장 측정기술을 개발하고 데이터를 축적해 분석 결과 신뢰성·정밀도를 높일 방침이다. AI-물리 하이브리드 모델 개발, 홍수예보 에이전트, 홍수 예보 고도화를 위한 AI 뱅크 등 개발도 추진한다.

박선규 건설연 원장은 “해마다 벌어지는 홍수 피해에 국가 손실이 크고, 국민의 인명피해까지 발생하고 있다”며 “AI를 이용한 이론 연구를 이곳에서의 실증으로 고도화해 국민 생명 희생을 맏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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