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연구진이 봉지재 없이도 고온·고습 환경을 견디는 27%급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구현했다. 향후 건물 일체형 태양광(BIPV), 이동형 전원, 우주항공용 전원 등 다양한 미래 에너지 플랫폼으로의 확장 가능성이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은 이정용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연구팀이 고려대 공동 연구진과 유기 고분자 에너지 준위 설계를 통해 고효율·고안정성을 구현하는 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광전 변환 효율이 높고 가벼워 차세대 전지로 꼽히지만, 수분과 열에 취약해 장시간 안정적 작동이 어렵다. 이로 인해 태양전지를 외부 수분과 산소로부터 보호하는 밀봉 보호층인 봉지재를 사용해야 하지만, 제조 비용과 무게가 증가하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기존 하이브리드 구조에서 유기 고분자를 사용할 경우 전하 이동이 원활치 못해 정공이 축적되고, 실제 소자 작동 전압에서 'S자형 전류-전압 왜곡'이 발생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3차원 다중물리 모사와 초고속 분광 분석으로 이런 현상이 성능 저하 핵심 원인임을 규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깊은 에너지 준위를 갖는 'PM1' 유기 고분자를 도입했다.
PM1은 전하가 특정 계면에 쌓이지 않고 단계적으로 이동하도록 에너지 흐름을 정렬해 S자형 왜곡을 제거했으며, 최고 효율 27.18%와 세계 최고 수준 공인 효율 26.71%를 달성했다.
PM1 기반 층은 근적외선 흡수와 전하 이동을 돕고, 외부 수분 침투를 차단하는 보호층 역할도 수행해 봉지재 없이 온도 85°C, 상대습도 85% 조건에서 3000시간 후에도 초기 효율의 95% 이상을 유지했다.
또 아레니우스 모델을 통한 예측 결과 상온(25℃) 기준 T80(초기 효율의 80%에 도달하는 시간)은 3만 5590시간으로 환산돼 봉지재 없이도 약 4년의 장기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음을 제시했다.
이정용 교수는 “이번 성과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안정성 간 상충 관계를 새로운 전자구조 설계로 극복한 것으로 차세대 태양전지 상용화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등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에너지'에 18일 온라인 게재됐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