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씨소프트가 유튜버 '겜창현'에 대한 민·형사상 소송을 취하한 것을 두고 게임업계가 '허위정보 기반 콘텐츠 생태계'에 대한 기준 정립 시도로 해석하고 있다. '비판은 수용하지만 허위사실 유포는 용인하지 않겠다'는 엔씨의 행보가 게임업계에 새로운 기준이 될 지 주목된다.
2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는 그동안 유튜브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여론에 취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라이브 서비스 특성상 이용자 반응이 실시간 매출과 직결된다. 일부 콘텐츠가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급속히 확산되더라도 기업들은 적극 대응을 꺼려왔다. 자칫 '이용자와 싸우는 회사'라는 프레임이 씌워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상황은 달라졌다. 게임사 운영 실수나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반복되며 이용자 불신이 커지자, 이를 활용한 자극적 콘텐츠 시장도 급성장했다. 일부 유튜버들은 게임 내부 정보를 단정적으로 해석하거나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사실처럼 전달하며 조회수를 확보해 광고수익을 취하려했다. 업계는 이런 흐름이 단순한 비판을 넘어 게임 서비스 신뢰도 자체를 흔드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봤다.
엔씨는 유튜버 겜창현에게 '게임 비판' 자체를 문제삼진 않았다. 겜창현이 '아이온2' 관련 허위성 콘텐츠를 지속·반복적으로 게시했다고 판단, 민·형사상 조치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이후 유튜버가 잘못을 인정하고 지속적으로 사과 의사를 전달하면서 취하 결정으로 이어졌다.
게임사 관계자는 “결국 엔씨가 보여주려 한 것은 실수나 운영 문제에 대한 비판은 감수하지만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회사와 서비스 신뢰도를 훼손하는 행위는 별개라는 메시지”라며 “이번 취하는 무조건적인 강경 대응보다도 선을 넘으면 책임이 따른다는 기준 제시에 더 가까워 보인다”고 말했다.
엔씨는 겜창현 사례 이후에도 유튜버 '영래기'를 상대로 추가 법적 대응을 진행 중이다. '리니지 클래식' 운영 관련 허위 주장으로 회사 업무를 방해했다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발성 대응이 아닌 '원칙 대응 체계화' 신호로 해석한다.
최근 펄어비스 등 게임사 IR이나 주주총회에서는 '허위사실 유포 대응 계획'을 묻는 질문이 공개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 확산은 단순 이미지 훼손을 넘어 주가와 투자 심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행법상 기업은 허위사실 여부와 손해 발생을 직접 입증해야 하는 부담이 크다. 영상이 확산된 이후에는 이미 브랜드 신뢰도와 이용자 여론이 훼손된 뒤인 경우도 많다. 특히 추천 알고리즘 중심 플랫폼 구조에서는 자극적인 콘텐츠가 더 빠르게 소비되고 재생산된다. 이번 엔씨 사례는 게임사들이 오랫동안 감수해왔던 '침묵 비용'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동시에, 표현의 자유와 허위사실 유포 사이 경계선을 산업 차원에서 다시 정립하려는 시도라는 평가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