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특허변호사회가 특허·지식재산권 분야에서 특허 전문 변호사 역할 확대와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최재원 대한특허변호사회장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설립 배경과 주요 활동, 특허 전문 변호사 차별성, 중소기업 보호 방안, 향후 추진 과제 등에 대한 입장을 상세히 밝혔다.
최재원 회장은 “특허는 단순한 출원 업무가 아니라 기술 보호와 침해 대응, 무효심판, 민형사 소송까지 이어지는 종합 법률서비스 영역”이라며 “특허 전문 변호사가 출원 단계부터 분쟁 해결까지 일관된 전략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특허변호사회는 2017년 설립됐다. 최 회장은 설립 배경에 대해 “당시 대한변리사회가 변호사인 변리사들의 자격취득을 제한하는 방향의 입법을 추진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결성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헌법재판소 결정은 대한특허변호사회 활동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로 평가된다. 최 회장은 “지난 4월 29일 헌법재판소가 변호사인 변리사들을 직역 갈등 관계에 있는 대한변리사회에 강제로 가입하도록 한 변리사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며 “이는 변호사 직업수행 자유와 단체 자율성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김정욱 대한변호사협회장과 조순열 서울지방변호사회장 지원 아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후속 제도 정비와 법정단체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대한특허변호사회는 2016년 개정된 변리사법과 관련된 여러 제도 개선 과제를 핵심 활동 영역으로 삼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변호사 변리대리 업무 전면 허용을 위한 변호사법 개정 추진 △변호사 변리사 등록을 위한 현장연수 제도의 대한변호사협회 이관 △법무법인 명의의 특허출원·특허심판 대리를 위한 제도 정비 등이 있다.
최 회장은 “현재 세무대리 등록 변호사의 경우 대한변호사협회가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며 “변리사 등록과 관련된 연수 역시 대한변호사협회 중심으로 개편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특허청 산하 국제지식재산연수원이 수행 중인 변리사 집단연수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현재 4주간 합숙 형태로 운영되는 연수 프로그램을 대한변호사협회와 공동 운영하는 방향으로 지식재산처에 지속적으로 제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특허 전문 변호사의 가장 큰 강점으로 '통합적인 법률 대응 능력'을 꼽았다. “특허침해소송은 물론 내용증명 발송, 형사 고소·고발 등은 본질적으로 법률사무 영역”이라며 “특허는 단순 출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침해 분쟁과 무효심판, 손해배상 청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초기 단계부터 법률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자연계·이공계 전공 변호사의 수는 약 5000명 이상으로 개업 변리사 숫자보다 많다”며 “기술 이해와 법률 전문성을 동시에 갖춘 특허 전문 변호사들이 충분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특허 출원 이후 무효심판 문제를 지적했다. “많은 중소기업이 비용을 들여 특허를 등록하지만, 실제 침해소송 단계에서는 상대방이 무효심판을 통해 시간을 끌고 결국 특허가 무효가 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출원 단계에서부터 장기적인 소송 전략과 방어 전략이 충분히 검토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비즈니스모델(BM) 특허나 소프트웨어 특허의 경우 무효 비율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침해 가치가 없는 특허만 살아남고 실제 분쟁 대상이 되는 특허는 무효 공격을 받는 현실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술 전문성과 법률 전문성의 역할 구분도 강조했다. “발명 기술 자체는 해당 분야 연구자나 기술전문가가 가장 잘 이해하고 있을 수 있다”면서도 “기술과 법률이 결합되는 특허침해소송, 영업비밀 침해 사건에서는 전문적인 법률 전략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허 전문 변호사는 단순히 기술을 설명하는 수준을 넘어 전문가 증인 선정, 감정절차 활용, 학회 및 교수 의견서 제출, 증거 수집과 변론 전략 수립 등을 종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민사소송은 변론주의 원칙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주장과 입증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패소할 수밖에 없다”며 “특허 분쟁에서는 기술적 설명뿐만 아니라 법률적 구조화와 입증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국내외 대기업과 분쟁에 직면했을 때 특허 전문 변호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허 분쟁은 통상 2~3년 이상 장기화되는 경우가 많다”며 “그 과정에서 침해금지청구, 손해배상청구, 가처분, 무효심판 대응 등 복합적인 절차가 동시에 진행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허 전문 변호사는 비밀유지협약(NDA) 체결 단계부터 기술협력 계약, 인수합병(M&A), 공동개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분쟁 위험을 사전에 점검할 수 있다”며 “영업비밀 관리 체계 구축과 기술유출 예방 자문 역시 중요한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기술 유출이나 특허 침해가 이미 발생한 경우에는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경고장과 내용증명 발송, 가처분 신청, 형사 고소를 통한 압수수색 영장 확보 등 증거수집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며 “대기업 감사부서와의 협력이나 협상 전략까지 포함해 실질적인 피해 회복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한변리사회가 추진해 온 공동소송대리권 입법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관련 법안이 발의될 때마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왔고, 상당수 법안이 회기 만료로 폐기됐다”며 “현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계류 중인 법안 역시 처리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며 반대 의견을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국민 입장에서는 전문직역 간 갈등 자체보다 실제로 어떤 전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할 것”이라며 “대한특허변호사회 역시 단순 직역 갈등을 넘어 소비자 보호와 기업 지원 중심의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한특허변호사회는 회원들의 실무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멘토링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변리사 자격 등록에 필요한 현장연수 제도와 관련해 실질적인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5년 이상 변리사 업무 경험이 있는 변호사들을 멘토로 연결해 신입 변호사들의 실무연수와 네트워크 형성을 지원하고 있다”며 “도제식 교육 시스템이 약화된 상황에서 실무 중심 멘토링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특허아카데미 프로그램을 통해 변호사 전문연수와 변리사 전문연수를 동시에 이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특허변호사회는 향후 국제 교류 확대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최 회장은 “올해부터 유럽 특허 전문 변호사 단체 등 해외 기관들과 교류를 시작했다”며 “한국 특허 전문 변호사들의 역할과 역량을 국제적으로 알리고 외국 기업과 발명가들이 한국에서 신뢰할 수 있는 법률 지원 체계를 구축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허 전문 변호사가 기술탈취 예방과 상생협력 지원에 적극 참여하고, 지식재산권 공제제도나 소송비용 지원제도 등을 활용해 중소기업의 부담을 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최 회장은 “지식재산권 분야에서 활동하는 변호사들에게 필요한 네트워크와 교육 플랫폼 역할을 확대해 나가겠다”며 “중소기업과 소비자 역시 특허 전문 변호사와 함께 적극적인 권리 보호와 피해 회복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