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헬스케어가 차세대 국가 주력 산업으로 성장하면서 의료 현장에서 실력을 쌓은 의사들이 창업에 나서고 있다. 임상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신약·기술 개발에 힘쓰면서 바이오 벤처 생태계 다양성이 넓어지고 있다. 전자신문은 창업에 도전해 의미있는 성과를 내고 있는 의사 창업기업 대표들을 만나 이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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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현 입셀 대표

연골이 닳아 아픈 골관절염 무릎에 세포치료제를 넣어 치료할 수 있다면 '인공관절 수술'을 받지 않아도 된다. 인보사 사태로 붕 뜬 골관절염 세포치료 주사제 시장에 입셀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주지현 입셀 대표(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시험계획승인 신청(IND)을 위한 서류 제출을 완료하고 보완 중”이라며 “이르면 올해 3분기부터 임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입셀은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기반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자체개발한 iPSC 기반 골관절염 세포치료제 개발과 세포주 공급에 앞장서고 있다. 주력 제품인 주사제 형태 '뮤콘'은 골관절염 세포치료제다. 대동물 실험에서 1회 주입 후 30% 관절지표 개선을 확인했다. 입셀은 이같은 성과와 기대감으로 현재까지 총 300억원 넘는 외부 투자를 유치했다.

주 대표는 “단일세포는 무릎에 들어가면 일주일 밖에 살지 못하지만, 복합구조체로 만들어진 뮤콘은 오랫동안 관절에 살아남아 주변 조직을 키우고 염증을 억제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뮤콘은 연골이 잘 살아남고 염증이 개선되도록 만들어 준다”면서 “연골 노화나 퇴화, 소실을 막아 주는 치료제로 향후 임상이 잘 되면 퇴행성 관절 변화가 오는 엄지발가락, 대퇴관절, 손가락 등에도 적응증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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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현 대표가 본지 송혜영 기자에게 뮤콘 주사제를 보여주며 설명 중이다.

입셀은 크게 3가지 사업 모델을 마련했다. △유도만능줄기세포 기반 치료제 개발(뮤콘 등) △유도만능줄기세포주 제작 및 공급 △유도만능줄기세포 기반 약물 유효성 평가서비스다. 이를 통해 지난해 3억원대 매출을 올해 약 16배 이상 대폭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주 대표는 “매출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올해 50억원까지 매출을 신장시키겠다”면서 “엑소좀 물질을 제약사에 공급하는 사업, 위탁개발사업(CDMO) 등을 통해 50억원까지 매출을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주요 파이프라인은 △뮤콘 △줄기세포(iMSC)기반 골관절염 세포치료제 △YL321, iPSC기반 엑소좀 치료제다. iPSC는 기존 성체세포와 다르게 무한정 확장해도 세포가 똑같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대규모 생산이 가능하고, 가격 경쟁력도 다른 세포치료제에 비해 뛰어나다.

주 대표는 “퇴행성 관절염은 환자에게 고통과 좌절감을 주는 질환으로 현재 수술 외 개선방법은 진통제나 소염제 투여밖에 없다”면서 “뮤콘을 2030년 이전에 상용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의사 창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을 위해선 “의사로서 삶은 매일 같지만, 회사는 성취감이 있다”면서 “성장통을 매일 겪으며 성장하고 발전한다. 때론 아프고 힘들기도 하지만 흥미진진하기 때문에 꼭 도전해보라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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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치료주사제 뮤콘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