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났습니다] 김대진 가톨릭대 정보융합진흥원장 “의료 빅데이터 활용 확산, 혁신 의료 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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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진 가톨릭대 정보융합진흥원장(사진=이동근 기자 foto@etnews.com)

첨단 디지털 병원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노력하는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CMC)은 지난 2018년 5월 서울성모병원이 '스마트병원'을 선포했다. 같은 해 8월 의료원은 빅데이터 네트워크 비전을 선포하고, 병원의 디지털 전환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다.

가톨릭의료원은 서울·여의도·의정부·부천·은평·인천·대전성모병원과 성빈센트병원 등 8개 의료 네트워크에서 쌓아온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체계화하는 의료 빅데이터 기반 통합연구플랫폼 'CMC nU CDW(임상데이터웨어하우스)'를 2019년 11월 공식 개설했다. 동일 의료원 산하 병원들이 임상 데이터를 통합해 연구하는 환경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같은 시도는 국내 의료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당시 가톨릭의료원 nU CDW로 1500만명 환자 데이터를 통합했다. 의료원 소속 8개 병원에서 지역에 관계없이 환자 임상 데이터 활용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이후 가톨릭의료원은 1500만명 규모 의료 데이터와 분석 기술을 완비함에 따라 2019년 10월 '공동선을 실현하는 미래 헬스케어 혁신 리더로 도약' 달성을 목표로 디지털 전환 비전을 선포했다. 이어 가톨릭대 정보융합진흥원이 2021년 3월 1일 공식 출범했다.

김대진 정보융합진흥원장은 가톨릭의료원에서 디지털 혁신을 이끄는 핵심 전문가로서 초기 진흥원 설립을 주도했다. 김 원장을 만나 가톨릭대 정보융합진흥원 계획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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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진 가톨릭대 정보융합진흥원장(왼쪽)이 권건호 전자신문 벤처바이오부장과 서울 가톨릭대 옴니버스파크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이동근 기자 foto@etnews.com)

대담=권건호 벤처바이오부장

-정보융합진흥원 설립 3년차를 앞뒀다. 그동안의 성과가 궁금하다.

▲가톨릭의료원 정보융합진흥원은 내년 3월 출범 3주년을 맞는다. 디지털 전환으로 국내 최대 의료 빅데이터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전략 아래 지난 3년 동안 부단히 노력해왔다.

가장 큰 성과는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의료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국내 최초 비정형 의료 데이터 플랫폼 CDW와 EDP(엔터프라이즈 데이터 플랫폼)를 구축한 것이다. 또 8개 병원 의료 데이터에 대한 국제 표준화를 추진하고, 데이터 품질관리 활동을 지속 추진해 데이터 품질을 고도화했다.

'CMC nU EDP'는 CDW와 연계해 병리학, 영상의학, NGS(유전체검사), CDIS(검사장비 통합관리 정보시스템) 등 다양한 비정형 데이터를 조회·추출한다. 국내 처음으로 CDW와 연계해 비식별화된 다양한 비정형 데이터를 지원하고 안전하게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구축한 데이터를 병원 연구진이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각종 연구지원 시스템을 구축했고, 이종 사업체와 협업하는 프로세스를 정립해 최신 정보기술(IT)과 융합도 시도했다. 내부에는 데이터의 안전한 활용을 위한 데이터심의위원회를 조직했고,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연구자 컨설팅 지원도 하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2022년까지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과 인공지능(AI)을 융합한 출원이 연평균 50% 이상 성장했다. 특허가 가장 많이 출원된 분야이기도 하다. 진흥원은 이같은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빅데이터 플랫폼을 고도화해 CDW를 리뉴얼했다.

이번 리뉴얼로 CDW를 활용한 연구 컨설팅을 강화하는 등 연구자 편의를 높였다. 외부 연구자도 이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적극 개방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혁신 성과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가톨릭의료원은 국내 의료 데이터의 약 10% 이상을 보유했다. 이를 윤리적이고 안전하게 이용하기 위해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과 손잡고 의료데이터 통합 안심존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또 의료데이터를 사업화와 연계해 비즈니스 플랫폼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위한 산업계 융합연구 파트너를 발굴해 SK텔레콤, KT, LG전자, 카카오브레인, LG유플러스 등 국내 굴지 기업들과 협력해 공동연구 성과를 만들고 있다.

이 외에 산업통상자원부 '2022년도 제1차 바이오헬스 연구개발사업'에도 선정됐다.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을 위한 개방형 플랫폼 기술개발 △소아·정신질환용 디지털 치료기기 검증 지원 플랫폼 기술개발 △노인성 질환 특화 웨어러블 디바이스 연동 디지털 치료기기 기술개발 등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 챗GPT가 등장하고 커맨드센터처럼 디지털 트윈 기반으로 실시간 병원 운영에 개입하는 IT 요소 비중이 커지는 등 디지털 의료 환경이 바뀌고 있다. 또 장애발생 시 데이터 복구와 재난 대응도 중요해졌다. 의료 시장에서 클라우드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다.

국가 차원에서는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사업이 내년에 시작되고, 개인 건강정보 고속도로 사업, 보건의료데이터 용어·전송표준 고시 개정이라는 3가지 큰 변화도 시작됐다. 이에 맞춰 진흥원이 리더십을 발휘해 지향점을 새롭게 정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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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진 가톨릭대 정보융합진흥원장(사진=이동근 기자 foto@etnews.com)

-가장 고무적인 성과는 8개 병원 네트워크 데이터를 표준화한 시도가 아닐까.

▲정보융합진흥원 내 빅데이터센터는 2018년 9월 '글로벌 선도 보건의료 빅데이터 허브 구축'을 비전으로 삼고 신설했다. 당시 의료서비스 고도화로 병원 간 경쟁이 심화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 과정에서 의료 빅데이터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빅데이터사업을 위한 전담 시스템이 없었고 빅데이터 제공·관리절차도 없어 8개 의료 네트워크의 데이터 활용에 혼란이 있었다.

이에 가톨릭의료원은 디지털 전환을 준비하면서 진료, 연구, 사업화 등에서 의료 빅데이터 활용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전담조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내외 환경에 대응할 빅데이터 허브로서 '가톨릭 빅데이터통합센터'를 설립했다.

세계적 IT인증기관인 미국 의료정보관리시스템학회(HIMMS) 회장이 의료원을 방문했을 때 가톨릭의료원 CDW와 EDP 체계를 크게 호평했다. 보통 병원 한 곳이 데이터를 모아 비식별처리하고 교수와 연구진이 활용하는데 가톨릭의료원은 8개 병원 전자의무기록(EMR)이 표준화돼있고, 마치 온프레미스 환경의 IDC 같은 역할을 한다. 모든 거버넌스와 규정을 일원화했다는 것에 상당히 놀라워했다.

예를 들면 가톨릭의료원에서 각막이식 수술이 약 3000건 있는데 이 데이터를 8개 병원 의료진이 다 볼 수 있다. AI를 이용해 안저촬영 영상을 빠르게 분석해서 연구에 활용할 수 있다. 윤리심의위원회(IRB) 심의가 빠르게 이뤄지므로 불과 1~2일 사이에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하다.

이같은 환경을 기반으로 연구자와 정부 기관 등이 빅데이터를 활용한 연구를 활성화하고 신규 사업모델을 발굴할 수 있다. 의료산업 경쟁력 강화, 환자 중심 서비스 개선, 의료질 향상 등의 효과를 꾀했다.

-개인 건강정보고속도로(의료 마이데이터) 사업에도 초기부터 참여했다. 다음 단계로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의료 마이데이터 사업은 분산된 의료정보를 단일 플랫폼에서 확인·관리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국민 건강증진에 긍정적 효과를 예상하는 국가 전략사업이다. 가톨릭의료원은 2021년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약 20개월 동안 개인 의료데이터 활용 플랫폼을 구축하고 8개 병원 네트워크와 76개 협력병원 등 마이데이터 활용기관을 연계했다.

앞으로는 플랫폼 생태계 정착과 안정화, 플랫폼 고도화를 준비할 예정이다.

현재 정보융합진흥원은 의료 마이데이터 사용자환경(UI)과 사용자경험(UX), API를 개발하고 있다. 외부 병원들과 빠르게 데이터를 연동해 확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게 될 것이다. 적어도 상급종합병원의 70~80%를 포괄할 수 있다고 본다. 이후에는 1차 의료기관 대상으로도 데이터 확산이 가능해질 수 있다.

이런 환경이 갖춰진다면 적어도 성모병원에 내원했던 환자는 과거 다른 병원에서 진료받은 이력을 본인 스마트폰에 저장할 수 있고 혹은 병원에서 직접 데이터를 확인해 진료에 참고할 수 있다. AI를 이용해 임상의사결정지원(CDS)을 분야별로 정리해보려 한다. 이런 환경이 갖춰진다면 상당히 새로운 의료 서비스 환경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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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진 가톨릭대 정보융합진흥원장(사진=이동근 기자 foto@etnews.com)

-정보융합진흥원은 어떤 새로운 비전을 준비하고 있나.

▲진흥원 설립 시 7개년 계획으로 디지털 전환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세웠었다. 한 사람이 100여개 디지털 신호를 발생시킨다는 개념을 적용해 디지털 트윈 환경에서 실시간으로 의료진 판단 근거를 제시하는 데이터 발생 체계를 완성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오늘 저녁 심장에 갑작스런 이상 현상이 생길 확률을 예측한다면 대응인력을 마련해 대응할 수 있다. 왜 이런 문제가 생길지 미리 점검도 할 수 있다면 중환자실에서 사망할 확률도 크게 낮출 수 있다. 신생아실도 마찬가지다. 모니터링과 알람 기능을 제공하면 의사가 의료적 판단을 빠르게 할 수 있다. 실제로 소아과 선생님들이 이런 기능에 대한 수요가 높다. 이런 모습이 하나하나 병원 내부에서 실행되면 디지털 트윈이 구현되고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해진다.

앞으로 5년은 이런 디지털 트윈을 지향하되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다. 안전한 클라우드 환경을 구현하기 위한 고민도 하고 있다.

또 AI를 올바르게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국민과 환자가 안심할 수 있도록 AI를 좋은 의도로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앞장서 시도해보려 한다. 당장 손해보더라도 엄격하게 규제를 지키고 윤리적으로 AI를 이용하자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AI와 디지털을 이용한 시니어케어를 발전시켜 노인을 공경하는 삶을 만드는데도 역할을 할 것이다. 노인이 잘 보이고, 잘 듣고, 원활하게 보행할 수 있어야 한다. AI와 디지털이 이를 지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IT는 건강하게 늙어가는 웰 에이징 실현에 역할을 할 수 있다.

가톨릭병원은 수술 전후 '케어'를 완벽하게 지원하는데 집중할 것이다. 특히 수술 후 합병증 없이 빠르게 회복하는 애프터케어를 AI 기반 플랫폼에서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예를 들어 챗봇 기반으로 증상을 체크할 수 있다면 의사에게 직접 문의하지 않고도 대부분의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다. EMR와 연계한다면 상당히 효과적인 케어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각 진료과목마다 AI를 이용한 새로운 시도에 상당히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반적으로 진료 문화가 혁신적으로 바뀌는 모습이다. 서울성모병원 내 정형외과의 경우 AI를 이용한 재활·보조로봇에 관심이 높다. AI를 이용한 운동자세 교정이나 동작 분석 등을 시도하고 있다. 디지털과 AI를 이용한 환자 관리와 의료 질 향상 시도가 활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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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진 가톨릭대 정보융합진흥원장(사진=이동근 기자 foto@etnews.com)

◇김대진 원장은…

김대진 가톨릭대학교 정보융합진흥원장은 1991년 가톨릭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정신과학 석박사를 취득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가톨릭대 정신과학교실 주임교수와 전공책임교수를 지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가톨릭대 의생명산업연구원 가톨릭빅데이터통합센터장을 지냈으며, 2019년부터 2021년까지 가톨릭중앙의료원 정보전략본부장을 역임했다.

2021년부터 현재까지 서울성모병원 디지털헬스학과 임상과장, 서울성모병원 스마트병원장, 가톨릭대 정보융합진흥원장을 맡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동시에 평화이즈 부사장(의료총책임자), 가톨릭학원 겨자씨키움센터장, 대한생물정신의학회 이사장 직을 수행하고 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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