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울산에 초대형 '마더팩토리' 만든다

기존 배터리 사업장 규모 2배 확대
신규 부지에 소재 공장 건설 계획
2025년 목표…수조원 넘게 투자
차세대 제품 등 이차전지 사업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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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울산사업장 전지2동 전경. (사진=삼성SDI)

삼성SDI가 중대형 이차전지 라인이 있는 울산사업장을 초대형 '마더팩토리(핵심 생산기지)'로 키운다. 현 사업장보다 2배 가까이 부지를 늘려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장하는 한편 배터리 생산라인 외 소재 공장을 신규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차전지 사업을 가속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삼성SDI의 대규모 투자가 가시권에 들어섰다.

20일 울산시와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울산사업장 증설을 위한 환경영향평가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 울주군 삼남읍에 위치한 울산 하이테크밸리 일반산업단지 3공구가 대상이다.

삼성SDI는 이 곳에 66만5000㎡ 규모로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를 만드는 사업장을 두고 있는데, 총 123만1850㎡까지 부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부지를 약 57만㎡ 더 늘려 지금보다 85%, 2배 가까이 규모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삼성SDI는 이 부지를 2025년 12월까지 확장하겠다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환경영향평가를 추진할 방침이다. 환경영향평가는 개발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나 범위를 사전에 예측·평가하는 제도로 당국으로부터 자연생태·수자원·토지 조사 등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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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가 추진 중인 3공구 투자 계획. 현 사업장 내(검은색 테두리 안) 배터리 공장과 소재 공장을 신설하고 새로운 공장 건설을 위해 부지를 확장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출처: 환경영향평가 결정내용 보고서)

삼성SDI는 이 외 현재 사업장 내에 배터리 공장을 신설하고 소재 공장도 건설할 계획으로 확인됐다. 신규 부지에 배터리 공장을 세우는 것 외에도 현재 있는 공장도 증설하겠다는 구상이다.

배터리 공장은 통상 1기가와트시(GWh) 규모를 짓는데 1000억원이 소요된다. 고성능 전기차 약 15만대분을 생산할 수 있는 10GWh 배터리 공장 건설에는 1조원이 든다. 삼성SDI의 현 울산 공장 생산능력은 10기가와트로 알려져, 2배 가까이 늘어나는 삼성SDI의 신규 투자는 수 조원을 훌쩍 넘을 전망이다.

최종 투자가 이뤄지면 울산은 명실상부 삼성SDI의 '마더팩토리'가 될 전망이다. 마더팩토리란 제조사가 보유한 글로벌 생산체계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곳이다.

삼성SDI는 울산에서 차세대 전략 제품도 생산할 계획으로 알려져 역할과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회사는 전기차 시장 확대에 중요 역할을 맡을 LFP 배터리와 '꿈의 배터리'로 주목 받는 전고체 전지 울산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FP 배터리는 국내 업체가 주력하는 삼원계(NCM·NCA) 배터리 대비 성능이 떨어지지만 가격 경쟁력과 안전성이 높아 보급형 전기차를 중심으로 활용이 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에 적용되는 LFP 배터리 비중은 2020년 17%에서 지난해 36%까지 상승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한 배터리로, 현재의 리튬이온 배터리와 비교해 더 많은 에너지를 저정할 수 있고 화재 위험성이 낮다. 회사는 현재 수원에 있는 연구소 내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S라인)을 가동하고 있는데, 오는 2027년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만큼 울산 공장이 생산 거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종합하면 삼성전자가 평택에서 반도체를,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산을 거점으로 삼고 있는 것처럼 삼성 배터리 중심은 울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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