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플 제작 성능 테스트 진행
용량 개선·출력 강화 차별화
연내 개발라인·2025년 이후 양산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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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배터리 제품. (사진=삼성SDI)

삼성SDI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상용화에 본격 착수했다. 연내 개발 라인을 만들고, 울산에서 대량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LFP 배터리는 제조 원가가 저렴하고 안전성이 높은 대신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 거리가 짧은 배터리다.

LFP에 주력한 중국과 달리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은 그동안 에너지 밀도가 높은 삼원계 배터리에 집중해왔는데, 보급형 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수원연구소에서 LFP 양극활물질을 개발 중이다. 검증이 끝난 소재는 일부 샘플로 만들어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삼성SDI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새롭게 LFP 배터리 개발 라인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흥 사업장이 검토되고 있으며 관련 업계와 협의를 시작했다.

LFP 배터리 양산은 울산 사업장이 고려되고 있다.

삼성SDI는 울산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는데, 부지를 2025년까지 2배 정도(66만5000㎡ → 123만1850㎡) 확대해 LFP 배터리 핵심 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울산에 시험 생산(파일럿) 라인과 양산 라인을 두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종합하면 삼성SDI는 현재 연구소 단계에 머물러 있는 LFP를 상용화 및 양산 단계로 끌어올리려는 것으로, 2025년 이후 생산을 시작하는 '청사진'으로 풀이된다.

삼성SDI LFP 특징도 윤곽이 드러났다.

LFP 분야 후발인 점을 극복하기 위해 망간(M)을 섞은 LMFP 배터리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LFP 제품에 망간을 추가하면 저렴한 가격에 안전성은 유지하면서도 에너지 용량은 개선, 배터리 성능을 높일 수 있다.

회사는 또 LFP 배터리 셀 두께를 70밀리미터(㎜) 정도로 설계 중이다. 삼성SDI 각형 배터리 셀 두께가 30~40mm인 점을 감안하면 2배 가량 두꺼운 수준으로, LFP의 단점인 출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올해 초 LFP 개발 소식을 공식화했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주주총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LFP가 중요한 제품이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이후 9월 독일 모터쇼에서 LFP 배터리를 처음 공개했는데, 양산을 위한 단계를 속도감 있게 밟고 있다.

LFP 배터리는 국내 기업이 생산하는 니켈·코발트·망간(NCM) 제품 대비 가격이 저렴해 중저가 차량을 중심으로 시장 입지가 넓어지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LFP 점유율은 2020년 11%에서 지난해 31%로 상승했다. 2030년에는 40%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LFP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는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 CATL과 BYD 등은 LFP 배터리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공급량을 늘리고 있다.

NCM 배터리에 주력한 국내 업체들도 LFP 대응이 필요한 상황인 데, 시장 공략을 위한 깃발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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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LFP 라인 예상 부지. 삼성SDI는 울산 사업장 확대를 추진 중이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