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타워 세미컨덕터 사실상 결별…웨이퍼 위탁 생산 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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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타워

인텔과 이스라엘 최대 파운드리 타워 세미컨덕터(Tower Semiconductor)가 맺은 3억달러(약 3424억원) 규모 웨이퍼 생산 계약이 사실상 파기 위기에 처했다. 양사의 전략적 협력 관계가 사실상 종결 단계에 들어선 셈이다.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매체 씨테크(CTech) 등 외신에 따르면 인텔은 타워와 지난 2023년 체결한 300mm 웨이퍼 위탁 생산 계약을 이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양사는 이 사안을 두고 중재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가 맺은 웨이퍼 생산 계약은 지난 2023년 인텔이 타워를 인수하려다 무산된 직후, 협력 관계 유지를 위해 9월에 체결된 '생산 보장' 계약이었다.

당초 타워는 인텔의 뉴멕시코 리오 랜초 공장(Fab 11X) 설비에 3억달러를 투자해 월 60만개 이상의 포토레이어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인텔이 타워 고객사를 위한 제품을 생산해주기로 했었다. 하지만 양사가 중재 절차에 돌입하면서, 해당 물량은 제조 공정 인증이 완료된 타워의 일본 공장(Fab 7)으로 긴급 재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타워는 삼성전자나 TSMC처럼 초미세공정보다는 아날로그 회로, 이미지센서(CIS), 전력반도체(PMIC), 고주파(RF) 칩 등 특정 용도 반도체 제조에 특화한 기업이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1.2~1.5% 점유율로 세계 7~8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인텔은 레거시(구형) 공정을 확보하는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54억달러에 타워를 인수하려고 했으나, 미중 반도체 갈등의 격화로 인해 발목을 잡혔다. 두 업체 모두 중국 내 매출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에 중국 규제당국의 심사와 승인 없이는 합병 절차를 마무리 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인텔은 인수 무산에 따라 타워 측에 3억5300만달러 위약금을 지불해야 했고, 타워는 이 위약금 중 상당 부분을 인텔 공장 설비 투자에 사용하는 방식으로 차선책을 택했다.

타워는 인텔과 관계가 정리됐지만 오히려 최근 엔비디아와는 밀접한 파트너십을 이어가는 중이다. 양사는 올해 2월 차세대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실리콘 포토닉스(SiPho)' 파트너십을 맺었다.

양사는 데이터센터용 1.6T(테라비트) 광 모듈 구현을 위해 타워의 첨단 실리콘 포토닉스 플랫폼을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기존 대비 데이터 전송 속도를 2배 이상 높이면서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어 AI 병목 현상을 해결할 핵심 기술로 꼽힌다.

타워는 2025년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4억4000만 달러를 기록하는 등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월 말 기준 시가총액이 150억달러를 돌파, 인텔이 인수하려 했던 가격의 3배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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