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코리아 2023] “나노기술은 국가전략산업 발전 원천”

5일 개막한 나노코리아 2023에서는 나노기술이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등 국가전략산업 발전과 초격차를 위한 핵심 기반 기술임을 보여줬다. 삼성·LG와 강소 기업, 연구기관 등은 제품 성능 향상은 물론 친환경 소재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까지 실현할 수 있는 나노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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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나노 행사이자 국내 최대규모 나노 분야 연구자와 나노융합기업의 교류·협력의 장 나노코리아 2023이 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렸다. 참관객이 한국나노기술원의 시스템반도체 공정개발 과제로 수행된 웨이퍼를 살펴보고 있다. 이동근 기자 foto@etnews.com

◇국가전략산업 강화 앞장서는 나노기술

반도체 분야에서는 삼성전자가 5나노(㎚) 이하 초미세공정에서도 저전력·고성능을 지원할 수 있는 하프늄지르코늄옥사이드(HZO) 소자와 소재 기술을 소개했다. 기존 10나노 이상 공정에서는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작은 소자에서 전기량을 최대화할 수 있는 하프늄옥사이드(HfO2) 소재를 활용, 저전력·고성능 반도체를 양산했다.

그러나 초미세공정에서는 반도체 면적이 줄어들고 두께도 더 얇아져 HfO2 소재를 적용하기 어렵다. 삼성전자는 이런 기술 한계 극복을 위해 스침각도 극표면 분석기술 가속기와 투과전자현미경 등을 활용한 연구개발(R&D)로 HZO 소재가 HfO2와 유사한 저전력 고성능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해당 기술은 네이처(Natrue)에 등재됐으며 초미세공정에 필요한 소재로 주목 받았다.

또 포항공대가 신경망 연산을 위해 개발한 산화물 반도체 기반 아날로그 시냅스 소자, 칩스K는 평판형 650V급 GaN 전력반도체 제작기술, 코셈은 식각을 위해 시료 표면 제어가 가능한 전자현미경 등을 공개했다.

배터리 분야에 접목할 수 있는 소재로는 LG전자가 개발한 나노셀룰로오스가 주목 받았다. 셀룰로오스는 식물체가 외부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세포벽의 주성분이다. LG전자는 나무의 셀룰로오스를 활용해 섬유 형상 소재 나노셀룰로오스를 개발했다. 200도 고온에서도 물성을 유지, 배터리 분리막 안정성을 강화하고 경량화 소재로 활용 가능성이 크다. 바이오·전자·에너지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다.

나노 첨단소재 전문기업 제이오는 이차전지 도전재로 배터리 용량을 늘리고 효율성과 충전속도를 향상할 수 있는 탄소나노튜브(CNT)를 전시했다. 강요섭 제이오 이사는 “제이오 CNT는 연속 생산으로 균질하게, 불순물 1% 이하 고순도 소재로 배터리 성능 혁신을 지원한다”며 “우리나라와 유럽, 중국 이차전지 기업 등에 CNT를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QD-OLED, 유연소자, 마이크로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구현을 위한 나노 기반 기술이 비중 있게 다뤄졌다. 머티어리얼사이언스는 IOK, 나노캠텍, 삼성디스플레이 등과 함께 개발한 고색순도 플렉서블 대형 QD-OLED 디스플레이 개발을 위한 고효율·장수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및 소자 기술을 소개했다. 한국나노기술원은 블루마이크로 LED 개발 시제품을 전시했다.

최경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탄소나노PD는 “나노기술은 국제 무역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액정표시장치(LCD)에 이어 OLED 산업에서 '초격차'를 위해 없어서는 안될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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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나노 행사이자 국내 최대규모 나노 분야 연구자와 나노융합기업의 교류·협력의 장 나노코리아 2023이 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렸다. 참관객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다종 센서가 집적된 피부부착형 심혈관계 모니터링 패치를 체험하고 있다. 이동근 기자 foto@etnews.com

◇친환경 실현 가능한 나노기술 전시도

친환경적인 나노기술·소재도 대거 전시됐다. LG화학은 미생물이나 박테리아 등 유기 생물체에 의해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는 친환경 플라스틱 3HP를 선보였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나노기술과 친수성 소재를 활용해 물의 유동을 만들고 바다 속 미세플라스틱을 끌어들여 포집할 수 있는 '친수 나노기술 응용 미세 플라스틱 회수 기술'을 공개했다. 수질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LG이노텍은 탄소 제로와 에너지 절감을 목적으로 개발한 다양한 파워 솔루션 제품을 전시했다. 환경을 고려한 소자 부품들은 OLED TV 배면에 파워서플라이용으로 공급된다. 이밖에 태양광 솔루션, 전기차 배터리용 배터리관리시스템(BMS)용 소재 부품도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투과전자현미경과 원자 프로브 단층촬영(APT)을 활용, 배터리 특정 부분의 리튬 농도를 직접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박성용 삼성전자 SAIT 수석연구원은 “배터리 충전과 수명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는 리튬의 농도 변화를 나노의 영역에서 위치별로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해당 연구를 통해 향후 배터리 수명을 늘리고 충전 성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 최초 개발 시 평균 25% 농도를 유지한 리튬은 배터리 열화 과정에서 점차 줄어들고 양극 입자 표면부터 농도가 옅어지는 게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양극 표면에 리튬 함유량을 늘리는 등 다양한 방식을 시도, 배터리 성능을 개선하고 수명을 늘려 폐배터리 발생량을 최소화하고 재활용률을 늘린다는 복안이다.

이외에도 폐목재·식물 등으로 그린플라스틱 핵심원료를 대량 생산해 친환경 플라스틱을 만드는 기술, 챗GPT 등 인공지능(AI) 서비스 활성화에 따라 빠른 연산과 대용량 데이터 처리 수요가 확대,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저전력 고성능 반도체 개발기술 등이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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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나노 행사이자 국내 최대규모 나노 분야 연구자와 나노융합기업의 교류·협력의 장 나노코리아 2023이 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렸다. 구혁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원천정책관(왼쪽에서 여덟번째부터), 이용필 산업통상자원부 첨단산업정책관 등 내빈들이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 이동근 기자 foto@etnews.com

◇역대 최대 규모 '나노코리아' 막 올려

나노코리아 2023 행사는 5~7일 사흘간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다. 21회째를 맞이한 올해 행사는 '나노소자:지능형 반도체로 진화'를 주제로 3년 만에 오프라인에서만 개최됐다. 삼성·LG 등 8개국 394개 기업이 참여해 685개 부스를 운영했으며 나노, 접착·코팅·필름, 레이저, 첨단세라믹, 스마트센서 등 5개 전시가 동시 진행되는 역대 최대 규모 행사로 열렸다.

사흘간 맥시밀리언 하이더 독일 GmbH&KIT 교수와 박홍근 하버드대 교수, 비제이 나라야난 IBM 연구소 박사가 각각 양자기술과 반도체 분야에 대해 심포지엄 주제강연을 진행한다. 아시아 10개국 14개 민관기관이 협력 프로그램으로 참여했으며 22개국 1148편의 연구성과가 공유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나노분야 과학기술 혁신을 선도하고 국가·사회 난제 해결을 위한 '제4기 국가나노기술지도' 마련, 산업통상자원부는 나노소재 기업 성장을 위한 '나노소재 산업 육성전략(가칭)' 수립 계획을 각각 밝혔다.

시상식도 부대 행사로 개최됐다. 이우영 연세대 교수가 다양한 나노 구조체를 이용해 수소전기차·이차전지 열폭주와 날숨 진단에 활용되는 수소센서 개발로 나노연구혁신 국무총리상을, 코셈이 고속 단면시편 제작장치 통합형 전자현미경 시스템으로 나노산업기술 국무총리상을 각각 수상했다.

아울러 과기정통부·산업부 장관상 등 나노연구혁신·나노산업기술 분야에서 각 10명씩 수상자가 선정됐다. 나노기술 관련 기관·단체·기업 등 네 곳은 과기정통부 장관표창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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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나노 행사이자 국내 최대규모 나노 분야 연구자와 나노융합기업의 교류·협력의 장 나노코리아 2023이 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렸다. 참관객이 삼성전자의 3나노 웨이퍼를 살펴보고 있다. 이동근 기자 foto@etnews.com

고양(경기)=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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