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전환 ‘ON’ 시즌2] 원전 ‘계속운전’ 규정 개정, 수출 다양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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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9일 오후 경북 울진군 신한울 3·4호기 건설중단 현장을 방문, 탈원전 정책 전면 재검토와 신한울 3·4호기 건설 즉각 재개 등 원자력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2021.12.28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국내 원전 생태계 복원과 원전 수출에 힘을 내고 있지만 향후 극복해야 할 난관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국내에서 원전 계속운전 규제를 해결하면서, 원전 수출 분야에서 주기기, 삼중수소제거설비 외에도 추가 품목을 발굴해야 한다는 조언이 제시된다. 또 원전 업계는 현재 신규 원전 계획을 수립하지 못하는 윤석열 정부에서 신규 원전 건설계획을 확실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선 국내 원전 산업 생태계 복원을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차질없는 ‘계속운전’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7월 발표한 ‘새정부 에너지정책 방향’에서 운영허가 만료 원전 총 10기를 ‘계속운전’해 가동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계속운전이란 설계수명이 만료된 원전에 대해 정부가 안전성을 확인한 후 10~20년간 추가 운전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계속운전은 현행 원자력안전법에는 관련 조항이 없어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는 ‘주기적 안전성평가(Periodic Safety Review·PSR)’ 시행령의 하부규정에서 원전 계속운전을 관리한다. 또 현행 원전 계속운전을 위해서는 ‘운영허가’를 신청해야 하지만 사업자가 모두 부담을 지는 형태라는 점도 맹점이다. 운영허가를 ‘운전허가’로 용어를 바꾸고 기간도 절반수준으로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원전 수출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정부가 중소사업자 위주로 수출 다양화를 지원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산업부는 지난 3월 2027년까지 총 5조원 규모로 원전 기자재 동반진출 사업 수주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또 독자수출이 가능한 원전수출 중소기업 100개사를 육성할 계획이다. 이번에 수출에 성공한 루마니아 원전 삼중수소제거설비도 이 같은 정책 지원 일환이다.

하지만 이번에 수출한 원전 삼중수소제거설비는 중수로형 원전에만 적용된 것이어서 향후 추가 수출 전망은 밝지 않다. 중수로형 원전은 캐나다, 중국, 인도, 아르헨티나에서 운영한다. 캐나다는 우리나라 삼중수소제거설비의 원천기술을 갖춘 나라다. 중국과 인도는 우리가 원전을 섣불리 수출하기 어렵고, 아르헨티나는 중수로형 원전을 1기만 운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원전 전문가는 우리나라가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디지털 계측제어(I&C) 계통 등 신규 품목을 발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전 세계 발전소가 계속운전을 하게 되고 업그레이드를 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I&C 계통에 초점을 둬야 한다”면서 “우리나라도 APR1400을 바탕으로 I&C 계통을 수출할 수 있다. 원전 계측제어시스템(MMIS) 수주 가능성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향후 정부가 신규 원전을 건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한울 3·4호기는 기존 전기본에서 제시됐던 계획을 복원했던 것에 불과하고 ‘윤석열 정부의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은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원전 업계는 기존 전기본에서 제시됐다 중단됐던 천지·대진 원전 부지를 확보하고, 2030 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따라 정부가 신규 원전 건설물량을 빠르게 산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범진 경희대 교수는 “신규 원전이 지어지면 생태계는 자연스럽게 회복되고 수출 경쟁력도 생기는데, 현재 신규 원전 계획이 없다는 점이 문제”라면서 “신규 원전 부지를 확보하고 잃어버린 원전 부지를 복원하면서 기업이 건설계획을 밝힌 소형모듈원자로(SMR)를 전기본에 어떻게 반영할지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