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를 애용하는 아이폰 사용자 A씨는 최근 휴대폰에 애플페이까지 등록을 마쳤다. 그런데 편의점 할인혜택을 받기 위해 네이버페이 QR코드를 띄워 결제하려는 순간, 오류가 발생했다. 휴대폰 화면을 확인해 보니 네이버페이가 아닌 애플페이가 활성화 돼 있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페이를 사용하는 B씨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애플페이와 같은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을 사용하는 미래에셋페이로 결제를 시도했지만 계속 애플페이가 튀어나왔다. 점원 앞에서 당황한 B씨는 몇 번 더 시도하다 결국 실물카드로 꺼내 결제를 완료했다.
애플페이 출시 이후 통합결제단말기에서 간편결제 오류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통합결제단말기는 'NFC 리더기',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의 QR코드나 바코드를 인식해는 '바코드 스캔' 'QR코드 결제' 등 다양한 결제 방식을 하나의 기기에서 처리 가능한 포스단말기다.
최근 NFC 기반 비접촉결제방식을 탑재한 단말기에서 애플페이가 자동으로 활성화되는 현상이 지속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애플페이를 등록한 아이폰 사용자가 통합단말기에서 카카오페이로 결제하려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해 바코드를 띄우면, NFC 방식이 반응해 애플페이가 뜨는 식이다. 사용자는 애플페이를 끄고 다시 결제를 시도하는 등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한다.
한 간편결제업체 관계자는 “애플페이 도입 이후 통합단말기 사용업장에서 근무하는 캐셔들이 '애플페이 출시 이후 계산대에서 간편결제 버벅임이나 오류가 늘었다'는 목소리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업계는 원인이 애플페이 NFC 신호가 강력한 데에 있다고 분석했다. 통합 결제단말기에 QR코드나 바코드를 읽히기 위해 휴대폰을 가까이 대면, 직접 접촉 전 근거리에서 NFC 시스템이 먼저 반응해 애플페이가 활성화되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통합 결제단말기에서 인지하는 감도가 QR이나 바코드 결제보다 NFC 신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앱 자체 오류는 아니기 때문에 단말기에서 NFC 신호 감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같은 NFC 기반 서비스에서도 애플페이가 우선적으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실제 커뮤니티에 한 사용자는 애플페이와 동일한 NFC 방식으로 결제를 지원하는 미래에셋페이 사용시 애플페이가 계속 활성화 돼, 결국 실물카드로 결제할 수 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간편결제 시스템뿐 아니라 회사 출입증, 아이폰 맥세이프 교통카드, 집 스마트키 등을 태그하는 NFC 기반 서비스에서도 애플페이가 활성화 되는 비슷한 현상이 발생했다는 사용자 게시글이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아이폰에서 애플페이가 가장 우선해 뜨도록 프로그래밍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기존에 없던 현상들이 애플페이 출시와 동시에 불거졌다는 것이다. 간편결제 관계자는 “NFC 신호가 발생하면 애플페이가 먼저 뜨도록 한 정책은 다른 간편결제 서비스는 물론, 유사한 방식의 서비스사들에게 대한 고려가 없었다”며 “애플페이가 한국에 진출하면서 다른 서비스와 충돌을 일으킬 수 있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안내가 없었다”고 말했다.
정다은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