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예금자보호 결정에 국내 증시·환율 '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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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외환 딜러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미국 정부가 고객이 맡긴 돈을 전액 보증하기로 하면서 국내 증시가 혼조세로 장을 마쳤다. SVB 파산이 전체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미국 정부의 긴급조치에 시장이 안도하는 모양새다.

13일 국내 증시는 미국 정부가 SVB 예금 전액을 보험 한도와 관계없이 전액 보증키로 결정하면서 혼조세를 보였다. 전반적으로 미국 정부의 긴급 대응에 안도하는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

미국의 또 다른 은행인 시그니처은행도 폐쇄 결정이 내려졌지만 뉴욕주 금융당국이 비슷한 예금자 보호 대책을 내놓은 것이 증시 하락 방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코스피는 상승으로 출발했다가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선 후 재상승하면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67% 상승한 2410.60으로 마쳤다. 코스닥 지수도 하락으로 출발한 후 상승하면서 낙폭을 줄였다. 장 마감 직전에 상승폭을 확대하며 플러스로 전환, 전 거래일 대비 0.04% 상승한 788.89로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24.2원) 대비 7.2원 내린 1317.0원에 개장했다. 이후 하락폭을 키워 1300.00원까지 떨어졌다가 소폭 반등, 22.4원 내린 1301.8원에 마감했다. SVB 파산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이어지면서 환율 하락을 이끌었다.

이날 국내 증권가는 SVB 파산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SVB 폐쇄는 장기채권에 과도하게 투자한 개별 은행의 자금운용 문제에서 촉발했기 때문에 이번 유동성 위기가 은행권 전체로 전이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은행의 추가 부실 리스크가 있지만 미국 은행 전반의 펀더멘털은 아직 양호하기 때문에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한편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미국 SVB 파산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산하고 있다”면서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SVB 파산 요인, 사태 진행 추이, 미국 당국의 대처, 국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