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톡, 희망퇴직 접수…변협과 갈등에 수익성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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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톡을 운영하는 로앤컴퍼니가 이번 주 내 직원 절반을 감원하기 위해 희망퇴직 접수를 받는다. 대한변협과의 갈등이 장기간 해결되지 않아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로앤컴퍼니에 따르면 김본환 로앤컴퍼니 대표는 지난주 임직원 대상 타운홀 미팅을 개최해 구조조정 방안을 설명했다. 로앤컴퍼니는 이번 주 내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신청자는 다음 달 말까지 근무하고 두 달 치 월급에 해당하는 퇴직 위로금을 받을 예정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6월 강남역 인근 확장 이전한 사무실을 내놓고 직원은 재택근무로 전환한다.

이는 로톡과 변호사 단체와의 갈등이 장기간 지속된 데에 따른 조처다. 2015년부터 서울지방변호사회와 대한변호사협회 등으로부터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세 차례 고발을 당했다. 모두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이 내려지거나 불송치 결정이 났다.

지난해 10월 변협이 로톡 가입 변호사 9명에게 징계를 내리며 가입 변호사 수는 급격히 줄었다. 2021년 3월 3966명에 달했던 가입 변호사 수는 2000명대로 반토막 났다. 변호사에게 월 정액 광고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비즈니스모델(BM)이었던 로톡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

업계는 정부의 미온적 대응이 로앤컴퍼니 뿐만 아니라 리걸테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정위는 2021년 변협의 탈퇴 종용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의 금지 행위에 해당하고, 표시·광고법상 위반으로 제재 대상에도 해당한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변협에 통보했다. 하지만 제재 수위를 결정하는 전원회의 기일 지정이 지속 연기된 바 있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예비유니콘까지 선정됐던 로톡의 이번 구조조정 결정은 혁신 스타트업에 규제와 직역갈등이 생존과 성장에 얼마나 큰 타격을 입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며 “리걸테크 산업을 비롯한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변협의 변호사 징계에 대한 법무부 판단이 빠른 시일 안에 나와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구태언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리걸테크 산업 협의회장은 “지연된 정의는 불의보다 못하다”며 “현재 변협이 징계한 변호사 관련 법무부에 이의신청이 들어가 있는 상황인데 신속하게 처리를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손지혜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