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예 기간 3개월뿐…택시 배회영업 수수료 금지에 '부작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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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T 택시

카카오모빌리티를 겨냥한 이른바 '택시 배회영업 수수료 부과 금지법'이 이달 공포됐다. 오는 5월 법안이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업계에서는 유예기간이 지나치게 짧다고 지적했다. 현 법안이 그대로 시행되면 택시기사들의 '콜 골라잡기'가 재현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카카오모빌리티 택시 배회영업 수수료 부과 금지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을 지난 10일 공포했다. 3개월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5월 11일 시행될 예정이다.

법안은 배회 영업이나 다른 애플리케이션(앱) 영업 운임에 가맹수수료 부과를 금지하는 조항을 추가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 계약을 맺은 택시가 호출 영업뿐만 아니라 배회영업을 할 때도 총매출의 약 3.3%를 수수료로 징수했다. 법안은 이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한 것으로 카카오모빌리티 등 플랫폼에 상당히 큰 영향이 예상된다.

모빌리티 업계는 해당 법안의 규제 내용이 문제 될 뿐 아니라 유예기간도 지나치게 짧다고 지적했다. 법안은 지난해 7월 발의된 이후 지난해 12월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지난달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했다.

다른 플랫폼 규제 법안과 비교하면 상당히 빠른 통과 속도다. 특히 법안의 파급효과를 고려한 유예기간이 짧다. 2020년 3월 국회를 통과한 이후 2021년 4월 시행된 일명 '타다금지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은 1년의 유예기간을 뒀다. 2021년 전동 킥보드 헬멧 의무화 등을 골자로 한 일명 'PM법(개인형 이동수단의 안전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은 2년의 계도기간을 거쳤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은 기존 가맹 계약을 전면 개편하는 사안”이라면서 “계약서 수정과 정산 인프라 재구축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법안은 2019년 정부와 택시업계가 만든 택시 플랫폼 체계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깊다.

국내 택시 플랫폼 체계는 2021년 △타입1(플랫폼 운송사업) △타입2(플랫폼 가맹사업) △타입3(플랫폼 중개사업)으로 구분했다. 일명 타다 모델인 '타입1'은 기여금과 총량 제한이라는 비현실적인 기준 탓에 일찌감치 생명력을 잃었다.

이번 법안으로 카카오T블루, 마카롱택시 등이 해당되는 '타입2' 역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택시 배회영업 수수료 부과 금지법이 출퇴근, 심야 등 피크 시간대에는 수수료가 들지 않는 '배회영업(길거리 영업)'으로 승객을 골라 태울 수 있게 허용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타다금지법 이후로 타입1의 회사들도 많이 어려워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 법안으로 타입2도 타입3와 구분도 유명무실해졌다”면서 “특히 가맹 구조를 그대로 활용한 타입2는 민관이 머리를 맞대 균형점을 도출해냈던 것으로 존속이 어려운 데 따른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법안은 현행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의 기본 원리와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맹사업법은 기본적으로 매출에 비례해 '일정한 수수료(가맹금·로열티)'를 받는 것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이번 법안은 특정한 경우 이 수수료 중에서도 일부를 제외하도록 했다.

특히 법안이 그대로 시행되면 가맹 택시 서비스가 구축해 온 핵심 소비자 가치인 '승차거부 없는 배차'가 실종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법안이 일선 택시 기사에게 상황에 따라 '호출 무시'와 '골라 태우기'를 부추기는 유인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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