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법 '상호관세' 위법…트럼프, 전면관세 15%로 맞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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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 D. 존 사우어 법무차관과 함께 대법원의 관세 부과 권한 남용 판결 이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부과한 '상호관세'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대신, 1974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한시적 '전면관세(글로벌 관세)' 15%를 부과키로 하면서 '트럼프발 관세 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후속 조치를 예의주시하면서도 상호관세 인하를 전제로 약속한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는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SNS에 “즉시 효력을 갖는 조치로, 전 세계 관세(Worldwide Tariff) 10%를 허용된 최대치이자 법적으로 검증된 15%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향후 몇 달 안에 새롭고 법적으로 허용되는 관세를 결정하고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세계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 조치를 위법하다고 판결한 데 따른 대응 조치다. IEEPA에 대통령의 관세 부과 권한이 명시돼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관세는 헌법상 의회의 고유 권한이라는 취지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한시적 전면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무역법 122조는 대통령이 국제수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최장 150일간 최대 15%의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부여한다. 150일 이후 이 조치를 계속하려면 의회가 연장을 승인해야만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 등 다른 통상법 수단을 활용해 상호관세를 대체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232조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경우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조항으로, 자동차·철강 등에 이미 적용되고 있다. 301조는 불공정 무역 관행을 이유로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우리 정부는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 직후 관계부처 합동 대책회의를 열고 업종별 영향 점검에 착수했다. 청와대는 22일 정부·여당 주요 관계자들과 '관세 관련 통상현안 점검회의'를 갖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산업통상부는 별도로 23일 민·관 합동 점검을 통해 수출기업 피해를 최소화할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는 상호관세 인하를 전제로 미국과 약속한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는 기존 일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철강 등 품목관세가 여전히 유효하고 반도체·바이오 등 주력 품목에 대한 추가 관세 가능성도 열려 있는 만큼, 대미 투자 프로젝트 후보 검토와 제도 정비를 병행하며 관세 정책 변화에 따른 업계 부담을 최소화하는 보완책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을 비롯 미국 주요 인사는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에도 다른 나라들이 미국과 체결한 무역합의를 이행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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