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산업 대전환의 핵심 동력으로 인공지능(AI)을 꼽으며, AI 메모리로 주목받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량을 크게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20~21일(미 현지시간) 이틀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제5회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에서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불확실성이 높은 '뉴노멀' 시대를 지나고 있다”며 “AI가 전 세계의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종현학술원이 주최하는 TPD는 한미일 전·현직 고위 관료와 세계적 석학, 싱크탱크, 재계 인사들이 모여 동북아 및태평양 지역 국제 현안을 논의하고 경제·안보 협력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SK하이닉스 주력 제품인 HBM을 '괴물(몬스터) 칩'으로 지칭하며 AI를 위한 “가장 진보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HBM은 D램 칩을 쌓아 높은 대역폭을 메모리다. 시장 마진율은 60% 정도로 알려져 있다. 높은 마진 덕에 SK하이닉스 수익을 끌어올리는 대표 제품으로 꼽힌다.
최 회장이 언급한 괴물 칩은 16단으로 D램을 적층한 6세대 HBM인 'HBM4'로 추정된다. 그는 “요즘 이 몬스터 칩이야말로 우리 회사에 진짜 큰돈을 벌어다 주는 제품”이라며 “우리는 더 많은 몬스터칩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올해 SK하이닉스 영업이익에 대해 “시장의 새로운 전망치는 1000억달러를 넘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는 1000억달러 손실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가격과 마진율 변동성이 워낙 큰 현 상황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체계 구축 필요성도 역설했다. 최 회장은 “AI에 필요한 전력 수요를 적기에 충족하지 못할 경우 사회 전체가 큰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며 “새로운 기술과 시스템을 통해 친환경적이면서도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AI 대전환기 속에서 이제는 도전 과제를 파악하는데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해법을 만들어 가야 할 때”라며 “한·미·일 3국의 긴밀한 협력은 새로운 시대를 여는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TPD는 △글로벌 질서 변화와 3국 협력 △AI 리더십 경쟁과 산업 변화 △금융 질서 재편 △차세대 원전과 에너지 협력 △긴장 시대의 안보 동맹 등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됐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