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용 DDR5 D램의 대량 공급이 임박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양산을 위한 반도체 테스트 환경 구축에 나섰다. 테스트는 출시 직전에 거치는 작업이다. DDR5의 본격적인 출하가 곧 시작된다는 얘기다. DDR5는 DDR4에 이은 차세대 D램 규격이다. 특히 서버용은 메모리 시장 기대주다. 메모리 시장 불황으로 업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DDR5 발 '훈풍'이 일 지 주목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서버용 DDR5 D램용 테스트 부품·장비를 연이어 도입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천안과 온양 등 자사 패키징 공장에 적용할 관련 소재·부품·장비(소부장)를 발주했다. 지난해 말부터 주문하기 시작해 대량 발주를 진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관련 발주에 나서 이천 공장에서 DDR5 패키징·테스트 환경을 꾸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 D램 테스트 제품 수준을 넘어 상당히 많은 주문이 나오고 있다”면서 “제품 출하가 곧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세계 D램 시장을 주도하는 1, 2위 회사다.
서버용 DDR5는 DDR4 D램 대비 전력과 성능이 뛰어난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지금까지는 DDR5 D램을 지원할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가 부재했다. 그러다 인텔이 지난달 DDR5 지원 CPU(코드명 사파이어래피즈)를 출시하면서 기회가 생겼다. 인텔은 서버용 CPU 시장을 90% 이상 점유, CPU와 DDR5가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인텔은 초기 물량 공급에 이어 5월 사파이어래피즈의 대량 생산(램프업)을 추가로 시작한다. 서버 시장에 CPU 교체 수요와 맞물려 DDR5 D램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모리 제조사는 수요 증가에 대비, 양산 준비를 해야 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테스트 부품 및 장비를 대거 발주한 배경이다.
삼성과 SK하이닉스 투자에 소부장 업계는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반도체 한파에 메모리 제조사의 투자 축소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버용 DDR5 D램 투자가 이제 막 시작됐기 때문이다. 전년 대비 50% 투자 축소를 예고한 SK하이닉스도 차세대 제품과 첨단 공정 전환 투자는 지속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자체 공장에서 DDR5를 테스트할 계획이다. 시장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수요가 증가하면 후공정 전문업체(OSAT)와 테스트 작업을 나누게 된다. 메모리 패키징·테스트 비중이 높은 국내 OSAT 업체에도 DDR5 효과가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 OSAT 업체 관계자는 “수요 증가세를 고려하면 올 하반기에 OSAT 업체도 서버용 DDR5 패키징·테스트에 본격 가세할 것”이라면서 “이를 위한 인프라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요 메모리 제조사 D램 시장점유율]
(2022년 3분기 기준)
자료 : 옴디아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