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마지막 코너킥 기회를 막고, 종료 후 벤투 감독에게 레드카드를 준 앤서니 테일러 주심이 2일 열린 크로아티아-벨기에전에서도 경기를 빠르게 종료시켰다.

2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F조 3차전에 나선 크로아티아와 벨기에는 후반 막판까지 서로 골을 허용하지 않으며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만약 0대 0 무승부로 끝나면 크로아티아는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하지만, 벨기에는 3위로 16강이 좌절되는 상황이었다. 후반 4분의 추가시간이 주어지면서 벨기에는 승기를 잡기 위해 총력을 다했다.

그러나 추가시간 3분 50초~3분 55초 사이, 테일러 주심이 느닷없이 경기 종료 휘슬을 불었다. 추가시간이 다 끝나기도 전에 경기를 끝낸 것이다. 5초라는 짧은 시간만에 골이 터졌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테일러 주심의 ‘전력’ 때문에 이번 조기 종료는 보는 이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다.

테일러 주심은 지난달 28일 열린 한국과 가나의 H조 조별리그 2차전 때도 주심을 맡았던 인물이다.

당시 2-3으로 뒤진 우리나라가 코너킥을 얻은 상황에서 그대로 경기를 종료시켜 논란이 됐다. 후반 추가 시간이 다 지나기는 했지만, 코너킥이 발생한 상황에서는 코너킥까지 차게 하고 이후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경기를 끝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상보다 이른 종료에 파울루 벤투 한국 대표팀 감독은 테일러 주심에게 다가가 항의하다가 퇴장 조치를 받았고, 3일 열리는 포르투갈과 3차전에 벤치를 지킬 수 없게 됐다.

한국뿐만 아니라 외신과 해외 팬들도 당시 테일러 주심의 판정을 비판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한국은 경기 막판 마지막 기회를 기대했지만, 테일러 심판은 그대로 경기를 끝내버렸다”며 “손흥민은 눈물을 흘리며 무릎을 꿇었고, 테일러 심판은 분노한 선수들과 벤투 감독에게 둘러싸였다. 대혼란이자 무질서한 경기였다”고 전했다.


해외 팬들은 “앤서니 테일러 심판이 코너킥 전에 경기를 끝내버리는 폭력을 휘둘렀다”, “벤투 감독이 테일러에게 분노의 항의를 하는 장면을 보러왔다. 우리는 똑같은 상황을 벌써 몇 년 동안 당해왔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