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후 잉여현금 100% 주주환원”…파격 선언에 주가 14% 급등한 이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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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스크. 사진=AFP 연합뉴스
AI 투자 확대로 샌디스크 메모리 수요 기대

미국 낸드플래시 업체 샌디스크가 공격적인 장기 성장 목표와 잉여현금 주주환원 계획을 내놓으면서 주가가 하루 만에 14% 가까이 급등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메모리 수요를 계속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샌디스크는 13.67% 오른 1528.1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15% 이상 뛰었다. 올해 들어 상승률은 약 455%에 달한다.

샌디스크는 이날 투자자의 날에서 2028~2030회계연도 매출이 연평균 10%대 중후반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비일반회계기준(Non-GAAP) 매출총이익률은 약 80%, 영업이익률은 약 75%를 목표로 제시했다. 조정 잉여현금흐름(FCF) 마진은 약 50%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 것은 주주환원 정책이다. 루이스 비소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사업에 필요한 투자를 집행한 뒤 남는 잉여현금을 주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AI 투자로 현금 소진이 커지는 반도체 업계에서 공격적인 자본배분 정책을 예고한 셈이다.

샌디스크는 장기 공급 계약을 통해 수요 가시성도 높이고 있다. 미국 하이퍼스케일러 3곳을 포함해 8개 고객사와 평균 4년의 신규 비즈니스 모델(NBM) 계약을 체결했으며, 계약 물량은 2027회계연도 비트 생산량의 절반, 2028회계연도에는 3분의 2까지 확대된다.

이 같은 계약 구조는 최근 메모리 업계의 최대 우려 중 하나인 가격 변동성을 낮추는 역할을 할 수 있다. AI 열풍으로 낸드 가격과 수익성이 급등한 뒤 공급 확대와 함께 다시 하락할 수 있다는 '메모리 고점론'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을 완화하는 요인이다.

샌디스크는 차세대 AI 메모리 시장도 겨냥하고 있다. HBM의 높은 대역폭과 낸드플래시의 대용량 특성을 결합한 고대역폭낸드플래시(HBF)를 개발하고 있으며, 첫 메모리 다이의 테이프아웃을 마쳤다고 밝혔다. 내년에는 AI 추론 기기 개발 고객사에 초기 샘플을 공급할 예정이다.

HBF 표준 개발에는 SK하이닉스와 구글, 메타플랫폼 등이 참여하고 있다. 샌디스크는 이를 통해 AI 학습 중심에서 추론으로 확장되는 데이터 처리 수요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차세대 3D 낸드 'BiCS10'도 공개했다. 기존 세대보다 메모리 밀도를 59% 높이고 최대 4.8Gb/s의 인터페이스 속도를 제공한다.

샌디스크의 주가 급등은 메모리 업황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다시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날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주가는 4.2%,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7.3% 상승했다.

다만 이미 올해 주가가 4배 이상 오른 만큼 향후 실적이 회사가 제시한 공격적인 목표를 뒷받침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AI 투자 확대가 낸드 수요를 얼마나 오래 지지할지, 그리고 공급 증가에도 높은 마진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샌디스크의 다음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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