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동진쎄미켐 'EUV PR' 첫 도입

반도체 양산라인 1개 공정 적용
전량 수입에 의존 '국산화' 성과
노광공정 활용확대·안정성 관건

삼성전자가 국내 기업이 개발한 첨단공정용 극자외선(EUV) 감광액(포토레지스트, PR)을 양산라인에 도입했다. 2019년 일본 수출 규제로 국산화에 총력전을 펼친 지 3년 만의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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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화성캠퍼스 EUV 라인 조감도

삼성전자는 1개 반도체 공정(레이어)에 동진쎄미켐 EUV PR를 사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동진쎄미켐 EUV PR가 삼성전자 신뢰성 시험(퀄)을 통과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양산라인에 적용된 것이다. 1개 공정은 삼성전자 전체 공정 가운데 극히 일부다. 그러나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제품인 만큼 의미가 남다르다.

동진쎄미켐은 일본 수출 규제 후 삼성전자가 EUV PR 공급망 재편을 시도하자 제품 개발에 뛰어들었다. 2020년 김영선 전 ASML코리아 대표를 부회장으로 영입, EUV PR 사업의 진출 기틀을 마련했다. 지난해 초에는 EUV PR 연구개발(R&D) 인력을 추가 확보하면서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동진쎄미켐 EUV PR는 삼성 화성캠퍼스에서 수개월 동안 검증 작업을 거쳤다. 신뢰성 시험이 이뤄지기 직전까지 이준혁 동진쎄미켐 부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신뢰성 검증을 통과했지만 실제 양산라인 적용은 묘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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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V 노광기 작동 원리. <사진=ASML>

삼성이 이 제품을 실제 반도체 생산에 쓰면서 동진쎄미켐은 EUV PR를 양산 수준으로 국산화한 첫 번째 회사가 됐다. 영창케미칼,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이 EUV PR를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신뢰성 검증 수준까지 이르지 못했다.

삼성전자가 동진쎄미켐 EUV PR를 추가 도입할 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해외 EUV PR 공급사와의 관계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다른 레이어에서도 동진쎄미켐 EUV PR가 안정적인 성능을 보이는 것도 관건이다. EUV PR는 메탈·임플란트·비아 등 3~50여개 노광 공정에 적용할 수 있다. 동진쎄미켐 제품이 어떤 공정에 활용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납품량이 소량인 만큼 앞으로 추가 공급 확대 여부에 따라 동진쎄미켐의 실적도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동진쎄미켐은 “공급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용어설명

EUV PR=감광액으로 불리며, 반도체 노광 공정 핵심 소재다. 웨이퍼 위에 도포돼 반도체 노광장비로 빛을 쏘면 화학 반응을 일으켜 물성이 변한다. 현상액으로 필요한 부분만 남기고 PR를 씻어 내면 미세 회로가 그려진다. 초미세 회로를 그리기 위해서는 EUV 노광장비가 필요한데 이 공정에 쓰이는 PR는 일본 등 수입에 100% 의존했다.

[동진쎄미켐 EUV PR 국산화 일지]

삼성전자, 동진쎄미켐 'EUV PR' 첫 도입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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