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대 저성장, 과감한 대책 필요

내년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대의 저성장으로 귀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내년도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1.8%로 하향 조정한 데 이어 산업연구원은 21일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9%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통화기금(IMF·2.0%)·경제협력개발기구(OECD·2.2%)·아시아개발은행(ADB·2.3%) 등 국제기구는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 초반대로 제시했으나 하나금융경영연구소(1.8%)·피치(1.9%)·한국금융연구원(1.7%) 등 최근 주요 기관들의 전망치는 1% 후반대를 공통적으로 가리켰다.

Photo Image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열린 경제개발 5개년 계획 60주년 간담회에서 당면한 복합위기 대응을 위해 민생 안정과 경제 체질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2% 미만 성장률은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0.7%),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9년(0.8%),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5.1%) 등을 제외하고 기록한 적이 없다. 그만큼 한국경제가 현재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는 뜻이다.

불황 속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도 목전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한국은 스태그플레이션의 초입 단계”라고 진단했으며, 정부도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만 쓰지 않을 뿐 경기둔화에 따른 경고음을 계속 내고 있다.

우리 경제가 내년에 더 어려워질 것이란 점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무역은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국으로의 전환이 예상된다. 세계 1등 제품은 많아도 내년의 경기 침체 전망 속에서 수출 상황이 나아질 리가 없다.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비가 절실하다. 기업의 투자와 고용을 늘리는 대책이 추진돼야 한다. 이는 기업뿐만 아니라 가계를 보호할 정책이다. 전례 없는 한파가 들이닥치는 데 전과 같이 대응해서는 안 된다. 이럴 때 과감히 법인세를 인하하거나 규제 혁파로 움츠리고 있는 기업을 다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