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야구 정상' 우뚝…유통업+야구단 '신세계 유니버스'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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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랜더스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KBO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눈밑에 종이 꽃을 붙이고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사진=연합)

신세계그룹이 프로야구단 창단 2년 만에 KBO리그 통합 우승의 쾌거를 올렸다. 구단주인 정용진 부회장의 전폭적 투자가 결실을 봤다. 유통업과 야구단을 연결해 고객 경험을 확장하겠다는 '신세계 유니버스' 전략에도 탄력이 붙었다. SSG랜더스는 지난 8일 인천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꺾고 우승했다. KBO 리그 최초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거머쥔 데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했다. 정 부회장은 우승 직후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신세계는 지난해 SK와이번스를 1352억원에 인수했다. 야구팬과 유통업의 교차점을 활용해 다양한 사업 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당시만 해도 부정적 여론이 많았지만 우승 트로피와 홈구장 입장객 100만명 육박이라는 가시적 성과로 증명했다.

정 부회장이 홈경기 관중 동원력 1위를 강조한 것도 '스포테인먼트' 전략이 통했다는 판단에서다. 신세계는 단순히 야구를 보는 것을 넘어 다양한 콘텐츠와 각종 이벤트로 젊은 연령대의 신규 팬을 유입시키는 전략을 취했다. 커머스와 야구 콘텐츠 결합으로 감정적으로 동화된 고객 '록인 효과'를 불러오는 구조다.

인천 SSG랜더스필드에 입점한 이마트24와 노브랜드버거, 스타벅스, 랜더스샵 등 계열사 매장은 매출 증대 효과를 봤다. 올해 랜더스필드 식음료(F&B)의 월평균 매출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67% 증가했다. 야구 경기가 있는 날이면 트레이더스, 일렉트로마트, 에스아이빌리지, 신세계라이브쇼핑 등이 계열사 브랜드 광고판으로 홍보 효과도 누렸다.

SSG랜더스 후광을 업은 신세계 유통 계열사들의 야구 마케팅에도 탄력이 붙었다. 우승을 기념한 대규모 고객 감사 이벤트도 계획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창단 첫 우승인 만큼 계열사마다 특별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정리해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통합 우승을 앞세워 신세계 유니버스 확장에도 박차를 가한다. 단순 상거래에서 벗어나 관련 산업의 부가가치까지 흡수하는 것이 정 부회장이 야구단을 인수한 이유의 핵심이다. 2027년 완공 예정인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청라'는 신세계 유니버스의 방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곳에 랜더스의 새 홈구장인 청라돔도 짓는다. 야구 관람뿐만 아니라 K-팝 공연 등 각종 문화·예술 공연을 접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센터로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