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데이터센터 화재 여파로 이달 예정했던 마이데이터 통합인증 중계시스템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네이버 인증서가 장악한 마이데이터 통합인증 시장에 강력한 대항마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사고 영향으로 재참여 시기가 불투명해졌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달 공식 가동하는 마이데이터 통합인증 중계시스템에 불참하기로 했다. 작년 11월 전자서명인증사업자 인정을 획득한 후 1년 가까이 마이데이터 시장 진입을 준비해왔으나 데이터센터 화재 여파를 피하지 못하게 됐다.
이달 가동을 앞둔 마이데이터 통합인증 중계시스템은 정보제공자가 1회 연동만으로 복수의 신규 인증수단을 연동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인증기관 역시 수많은 정보제공자와 일일이 연동 테스트를 할 필요 없이 중계시스템을 이용해 1회 연동만 하면 된다. 마이데이터 통합인증 수단으로 다양한 사설인증서가 적용됐고 계속 새로운 수단이 등장함에 따라 인증수단 추가에 따른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금융위원회와 금융보안원이 마련했다.
새로운 중계시스템 도입 영향으로 올해 새롭게 마이데이터 통합인증 수단으로 적용된 인증서가 드물었다. 연동이 간편한 장점 때문에 정보제공자와 인증기관 모두 통합인증 중계시스템 적용 시기를 기다려왔다. 카카오도 카카오인증서로 마이데이터 시장 진입을 준비해왔다.
이달 카카오인증서 진입이 불발됨에 따라 하나은행 '하나 원사인' 인증서와 이통사 일부 인증서만 중계시스템에 새롭게 반영되게 됐다. 카카오인증서는 마이데이터 통합인증 후발주자로서 이미 시장을 선점한 네이버 인증서의 강력한 대항마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다시 진입 시기를 저울질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업계에서는 아직 카카오 데이터센터가 화재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마이데이터 통합인증에 필요한 카카오인증 관련 데이터와 시스템이 백업센터에서 판교 데이터센터로 다시 이동했는지도 불분명하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서비스 IDC 위치 이관 등은 보안상 밝히기 어렵다”며 “더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데이터센터 화재에 대응하고 마이데이터 통합인증 오픈 시기를 미루기로 했으며 추후 오픈 시기 일정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