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고환율 효과… 삼성D, 나홀로 웃었다

상반기 매출 15.6조·영업익 2.1조
올해 사상 최대 실적 기대감 커져
'아이폰14 프로' LTPO OLED 패널 대부분 공급
해외 매출 비중 커 '고환율' 수혜…LCD 사업 신속 정리 '적자 폭'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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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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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IT) 전방산업 침체에도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애플 '아이폰 효과'가 극대화됐다. 국내외 경쟁사와의 실적 '희비'도 주목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비상장 자회사로 실적 컨센서스를 확인할 수 없다. 업계에선 지난해 매출 31조 7100억원, 영업이익 4조4600억원을 크게 웃돌 것으로 예측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상반기 매출 15조6800억원, 영업이익 2조15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3.7%, 31.1% 증가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4분기 실적이 연중 최고치를 찍는 '상저하고' 실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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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상승을 이끈 건 아이폰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와 애플이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서도 아이폰 수요는 비교적 견조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는 위축됐지만 기존 패널 가격의 1.5배에 이르는 폴더블 스마트폰 판매가 크게 늘면서 실적 성장에 보탬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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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4 프로

특히 애플 아이폰14 프로 시리즈의 인기가 실적 향상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프로 시리즈는 아이폰14 상위 2개 모델을 말한다. 프로 모델에는 고부가 제품인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OLED 패널이 탑재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애플 아이폰14 프로 시리즈 패널 대부분을 공급했다.

LTPO 방식 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경쟁사보다 상당히 앞선 기술을 확보했다. LTPO OLED를 양산한 지 2년이 넘어 기술이 안정화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13 프로에도 LTPO OLED를 전량 공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 아이폰14 판매가 주춤하지만 이는 아이폰14 일반, 플러스 모델에 집중된 물량”이라면서 “올해 아이폰이 프로 물량을 70% 가까이 대폭 늘리면서 고부가 OLED 주문이 늘었다”고 말했다.

후발업체에 불거진 공급 문제 '반사이익'도 봤다. 아이폰 패널 후발업체의 LTPO OLED 디스플레이 초기 생산 지연으로 해당 물량이 삼성디스플레이로 모두 넘어왔다. 연초 설계 변경 문제로 중국 BOE 아이폰 공급 물량도 감소했다.

고환율 효과도 더해졌다. 환율이 13년 만에 1400원대를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 가면서 해외 매출이 상당한 삼성디스플레이는 혜택을 봤다. 발빠른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정리로 적자 폭을 줄인 것도 한몫했다.

실적 성장세가 내년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아이폰 판매 부진 우려가 지속 제기되고 후발업체가 LTPO 양산 승인을 받게 되면 삼성디스플레이 물량은 다소 줄어들 수 있다. 주요 시장의 인플레이션 타격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소비 심리가 위축될 수도 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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