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스마트폰용 연성인쇄회로기판(RFPCB) 공급망 관리 체계(SCM)를 재편한다. RFPCB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과 메인 기판을 연결하는 핵심 부품이다. 일부 업체에서 품질 문제가 발생하면서 애플은 새로운 한국업체를 물색하고 있다. 애플 RFPCB는 100% 한국산이어서 부품업계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국내 중견기업 A사는 애플로부터 스마트폰용 RFPCB 성능테스트(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체는 아직 애플에 PCB를 공급한 이력이 없다. RFPCB는 단단한 기판이지만 접힐 수도 있는 유연성을 갖췄다. 스마트폰 제품 설계가 쉬워짐에 따라 기존 스마트폰에 사용된 연성회로기판(FPCB)보다 고부가 제품이다. RFPCB는 애플 OLED 디스플레이 공급사에 납품되고 최종적으로 아이폰에 탑재된다.
애플이 급하게 공급사를 물색한 건 기존 업체의 품질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해당 업체는 애플이 이번에 출시한 아이폰 신제품에 RFPCB를 일부 공급했지만 전작 대비 물량이 크게 줄었다. 불량률, 수율 등 문제가 거론된다. 이 때문에 애플 RFPCB 퍼스트벤더 업체 한 곳이 아이폰14 물량의 약 80%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 최대 공급 비중이다.
애플은 부품 하나도 최대한 여러 회사에서 공급받아 경쟁을 부추기는 멀티벤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한 업체에 부품 공급이 집중되는 현 상황에 변화를 주기 위한 SCM 재편에 속도를 낸 것으로 보인다. 신규 업체가 퀄 테스트를 통과하면 차기작인 아이폰15부터 RFPCB를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아이폰 RFPCB는 국내 중견업체가 주로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기가 RFPCB 사업을 철수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 부품만큼은 전량 한국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애플이 새로운 공급사로 관심을 보이는 중견부품업체 A사는 애플 퀄 테스트 통과에 전사적 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당 기업은 RFPCB 공급 이력이 없고 투자 여력 등이 부족, 퀄 테스트 통과 과정이 순조롭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퀄 테스트 통과로 신규 공급업체가 선정되면 기존 공급기업의 매출이 연쇄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