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소재·부품 공급망 재편... 협력업체 재활용률 전수조사

RE100 선언 '친환경' 지침 배포
반도체 소재·PCB 등 생산 파장
자원순환 극대화…대응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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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전자계열사가 부품·소재 공급망 관리(SCM)를 친환경 중심으로 재편한다. 재사용과 재활용률을 대폭 끌어올린다. 삼성전자는 최근 주요 부품 협력사를 대상으로 핵심 소재·부품 재사용·재활용률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포장재·물류에 사용되는 자재 등도 조사 범위에 포함됐다. 삼성은 주기적으로 환경 관련 지침을 협력사에 배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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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전수조사는 지난달 15일 삼성전자가 RE100 가입을 선언한 직후 이뤄졌다. RE100이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사용하자는 취지의 글로벌 캠페인이다. 반도체 소재, 인쇄회로기판(PCB), 모듈 등 삼성의 주요 협력사들은 자원 순환율 조사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예를 들면 PCB에 사용되는 금·주석은 특수 가공을 거쳐 재활용할 수 있다. 일부 소재는 재활용을 위한 공정 처리 비용이 많이 든다. 기업이 재사용을 꺼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삼성은 협력사의 자원 활용 현황 조사를 마무리한 뒤 친환경 세부 지침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완제품 생산에 사용되는 모든 소재와 부품 재사용·재활용률을 극대화할 가이드라인을 배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협력사는 삼성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소재, 부품 생산과 조달에 일대 변화가 예고됐기 때문이다. 애플은 몇 해 전에 RE100을 선언하고 강도 높게 한국 협력사의 자원 순환을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등 미국 기업과 거래해 온 일부 협력업계는 일찌감치 자원 재사용에 대응해 왔다.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주요 삼성 계열사가 친환경 경영을 강조, 국내 부품·소재 업계의 패러다임이 크게 변동될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전자는 협력업계의 러시아산 자원 현황도 재점검했다. 텅스텐 등 핵심 자원의 조달 현황을 조사했다. 텅스텐은 전자·전기 부품 재료로 많이 쓰이는 핵심 재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사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측하고 대체재를 찾으라는 주문도 덧붙였다. 내년도 사업 계획 수립과 맞물려 공급망 전반에 걸친 변화가 예상된다. 소재업계 관계자는 “자원순환으로 탄소 중립 달성은 물론 중장기로는 생산 단가 인하 효과까지 꾀할 수 있다”면서 “삼성도 조만간 미국 기업 수준으로 고강도의 자원 재사용을 촉구할 것으로 보여 이와 관련한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송윤섭기자 sy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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