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역설한 이재용 부회장…삼성 대형 M&A 속도 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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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유럽 출장을 마치고 18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시장에 여러 변화와 불확실성이 많은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것은) 첫째도 기술, 둘째도 기술, 셋째도 기술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8일 11박 12일간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초격차 기술 확보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반도체, 자동차 분야의 급변하는 기술 동향을 언급하며 대응 필요성을 밝혔다. 구체적인 인수합병(M&A) 추진 계획은 전하지 않았으나 후속 작업이 다각도로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이날 출장 소감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고객들도 만날 수 있었고, 유럽에서 연구하고 있는 연구원과 영업·마케팅하는 직원들도 봤다. 헝가리 배터리 공장과 하만 카돈을 방문하고 BMW 고객도 만났다”라고 답했다.

그는 “자동차 업계의 변화, 급변이라고 할 만한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고, 제일 중요한 것은 ASML, 반도체 연구소에서 앞으로 차세대, 차차세대 반도체 기술이 어떻게 되는지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반도체장비업체 ASML을 방문해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수급 협력을 요청하고 다음 날에는 벨기에 종합반도체연구소 아이멕을 찾아 최신 기술 연구 동향을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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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두번째)과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왼쪽 네번째)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반도체 장비를 점검했다. [자료:삼성전자]

이 부회장은 “저희가 할 일은 좋은 사람 데려오고 조직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면서 “그 다음에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도 기술 같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의 유럽 출장은 삼성이 향후 5년간 차세대 반도체 등 미래전략산업에 450조원을 투자하고 8만명을 고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후 2주 만에 진행됐다. 삼성전자는 투자 계획에서 차세대 성장동력인 파운드리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고 메모리반도체 분야의 초격차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키우기 위해 대형 M&A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3년 안에 의미 있는 M&A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도 최근 M&A 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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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이 부회장이 유럽 출장에서 M&A 관련해 의미 있는 성과를 가지고 돌아왔다면 조만간 구체적인 후속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총알은 충분하다. 올해 1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보유액은 125조8896억원이다. 2017년 말(83조원)보다 40조원 이상 늘었다. 업계는 차입금을 포함해 1년 내 현금화 가능한 유동자산을 포함할 경우 삼성전자가 M&A에 투입할 수 있는 자산은 최대 20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한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정다은기자 dand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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