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회장 귀국 후 '기술' 강조
글로벌 리스크 요인 점검하며
차세대 기술 개발 폭넓게 논의
삼성 사장단이 '차세대 기술 개발' 중심으로 미래 사업방향을 논의하는 긴급 회의를 개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유럽 출장에서 돌아온 후 첫 근무일에 전자 및 전자 관계사 사장단이 모여 이 부회장이 강조한 '기술'을 주제로 향후 대응 계획을 교환했다.
삼성은 20일 경기 용인시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 경계현 사장(DS부문장) 주재로 사장단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시장 상황을 직접 점검하고 돌아온 이 부회장이 지난 18일 기술 중시, 우수인재 확보, 유연한 조직문화 중요성을 강조하자 한 부회장과 경 사장이 바로 회의를 소집했다.
사장단 회의는 이날 아침부터 8시간 넘게 '마라톤 회의'로 진행됐다. 회의에서 삼성 사장단은 △인플레이션 △공급망 충격 △IT제품 수요 급감 등 글로벌 리스크 요인을 점검했다. 또 미래 시장을 선도할 차세대 기술 개발과 공급망 안정성 강화, 재정건전성 확보 등 대책 등 폭넓게 논의했다. 사장단은 '차세대 기술 개발' 관련 논의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유럽 출장 귀국길에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해 나가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담아 이례적으로 '기술'이라는 단어를 세 차례나 언급했기 때문이다.
사장단은 삼성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존 한계를 돌파해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기술 리더십을 확보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이들은 반도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전기차용 배터리, 부품 등 각 분야에서 현 수준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신시장을 개척하는 등 미래를 준비하기로 했다.
삼성 각 관계사는 토의 결과를 바탕으로 미래를 선도할 새로운 기술 개발을 위한 중장기 기술 로드맵을 재점검하고 구체적 액션 플랜을 마련, 실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부회장은 “국제 정세와 산업 환경, 글로벌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면서 “장기적 안목으로 변화의 흐름을 읽고, 특히 새로운 먹거리를 잘 준비해서 미래를 선도할 역량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 사장은 “기술로 한계를 돌파해서 미래를 선점해야 하고, 우수인재 확보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면서 “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상생 생태계 육성에도 힘을 쏟고, 기업의 사회적 역할도 지속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 부회장과 경 사장을 비롯해 최윤호 삼성SDI 사장, 황성우 삼성SDS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등 전자 관계사 경영진 25명이 참석했다. 재계에서는 삼성 각 계열사가 글로벌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비상경영'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 계열사 사장단 긴급회의 주요 내용>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