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콘 코리아 2026]AI 시대 반도체 혁신 이끌 차세대 소재·부품·장비 기술 총출동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세미콘코리아 2026'에서는 인공지능(AI) 성장을 견인할 반도체 공정 기술이 대거 등장했다. 반도체가 AI 인프라 핵심으로 떠올랐지만, 혁신과 공급 한계로 병목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이를 타개할 첨단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술이 총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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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반도체 재료 및 장비 업체들이 참여하는 전시회인 세미콘 코리아 2026이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개막식이 진행되고 있다.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차세대 HBM 제조 기술에 AI 검사까지

세미콘 코리아 2026에 뜨거운 화제는 단연 고대역폭메모리(HBM)였다. AI 메모리로 불리며 수요가 급증한 HBM의 청사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구현하는 HBM은 '본딩'이라는 접합 공정이 필수다. 세계 본딩 장비 1위인 한미반도체는 이날 HBM5와 HBM6 등 차세대 HBM 접합을 위한 신규 장비 '와이드 TC 본더'를 처음 소개했다.

HBM 성능을 높이려면 신호를 주고받는 실리콘관통전극(TSV)와 입출력(I/O) 수가 대폭 늘어야 한다. 이 때문에 D램 반도체(다이) 면적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와이드 TC 본더는 이 수요에 대응한 장비다. 한미반도체는 칩 표면에 산화막을 감소시켜 접합 강도를 높인 '플럭스리스 본딩' 기술을 옵션으로 추가할 수 있도록 해 차별화했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첨단 정밀 본딩 기술을 적용해 HBM 생산 수율을 높이고, HBM 품질과 완성도를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는 차세대 장비”라고 설명했다.

프로텍은 레이저를 활용, 반도체와 웨이퍼를 접합하는 본딩 장비를 전면에 내세웠다. 반도체 윗면뿐 아니라 아랫면에서도 레이저를 쏴 국소 부위를 집중적으로 접합하는 기술이 특징이다. HBM뿐만 아니라 AI 반도체 칩 패키징으로 활용되는 2.5D와 3D 패키지에도 적용할 수 있다.

HBM 품질을 좌우할 검사 장비 신기술도 소개됐다. 특히 HBM 단수가 높아지면서 웨이퍼가 얇아져 훼손이나 작은 이물에도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펨트론은 특수 광학계를 통해 HBM 웨이퍼 표면의 미세 결함을 찾아내는 HBM 검사장비를 선보였다. AI 기술을 접목해 빠른 검사가 가능해 생산성을 대폭 키울 수 있다. 유영웅 펨트론 대표는 “글로벌 HBM 제조사와 공급을 논의 중”이라며 “본격적이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에스시(ISC)는 HBM 테스트 솔루션을 선보였다. HBM 성능과 안정성을 검사하기 위한 부품인 소켓과 테스트 장비가 주인공이다. ISC 관계자는 “HBM 테스트는 아직 표준이 고정되지 않아 소켓 단품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장비까지 포함한 통합 솔루션 제공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낸드 플래시를 수직으로 쌓아 성능과 용량을 키운 'HBF'용 테스트 솔루션도 준비하고 있다.

◇소재 업계도 차세대 소재 개발 박차

반도체 소재 기업들도 차세대 먹거리 개발 상황을 공유했다. 원익그룹의 반도체 소재 및 가스 계열사인 원익머트리얼즈는 HBM과 2나노미터(㎚) 이하 첨단 시스템 반도체, 400단 이상 차세대 낸드를 위한 공정 소재 로드맵을 처음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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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반도체 재료 및 장비 업체들이 참여하는 전시회인 세미콘 코리아 2026이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원익 부스에서 관람객이 원익로보틱스의 고감도 센서 기반 정밀 파지 시연을 보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우선 2㎚ 이하 공정에서 필요한 주석(Sn) 전구체로 화학기상증착(CVD)이나 원자층증착(ALD) 생산성을 키울 예정이다. 올해 400단 낸드 제조에 대응, 고종횡비가 가능한 식각용 가스(육불화몰리브덴) 기술을 확보할 방침이다. 내년까지 HBM4 이상 제품의 TSV용 식각 가스(요오드헵타플루오라이드)도 개발할 예정이다.

와이씨켐과 동진쎄미켐은 건식 극자외선(EUV) 노광 공정용 포토레지스트 개발 현황을 소개했다. 10㎚ 이하 첨단 반도체를 제조하려면 EUV으로 빛을 쏘는 노광 공정이 필수다. 포토레지스트는 이 공정에 쓰이는 필수 소재다.

지금까지 EUV 포토레지스트는 습식이 주류였다. 최근 CVD나 ALD로 웨이퍼에 증착하는 건식 방식이 급부상했다. 균일한 박막을 형성할 수 있고, 소재 손실이 적기 떄문이다. 삼성전자가 10㎚급 6세대 D램 '1c'에 건식 포토레지스트를 적용하면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건식 EUV 포토레지스트는 일본과 미국 등 해외 의존도가 높다. 와이씨켐과 동진쎄미켐의 개발로 국산화가 기대되고 있다. 이날 동진쎄미켐은 일본 아지노모토가 독점 중인 반도체 패키징 필수 소재 'ABF'를 국산화한 DJBF도 소개했다. 2024년 DJBF를 개발한 동진쎄미켐은 올해 성능과 품질을 대폭 끌어올린 차세대 DJBF를 개발할 계획이다.

켐트로닉스도 포토레지스트 핵심 원료인 초고순도 'PGMEA'를 선보였다. 순도 비율이 99.999%(5N)인 제품으로 국내뿐 아니라 미국 소재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켐트로닉스 관계자는 “반도체 유리기판과 웨이퍼 가공 등 사업 저변을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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